이것으로 끝 번역작품들

별로 길지 않았지만 고통으로 가득했던 만화번역의 길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저만 고통스러웠으면 그나마 나았을 텐데 함께 일한 편집자 분들과 돈을 내고 책을 구입해주신 독자 분들께도 고통을 안겨드린 것 같아서 송구스럽습니다. 허섭스러운 실력에 비해 작품운은 엄청나게 잘 따라준 편이었는데, 마지막까지 작품운은 더 바랄 수 없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실력은 허섭스러웠고요. 


어쨌거나 돌이켜보니 좋은 인생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훌륭한 서브컬처 번역가 선생님들을 많이 알게 된 것도 좋았고요. 사실 그분들의 치열한 모습을 보면서 '이런 실력과 마음가짐으로 번역하는 건 모두에게 실례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가능한 한 빨리 발을 빼려고 한 면이 있습니다. 다만, 저도 인간이다 보니 작품 욕심(?) 비슷한 게 남아서 'Sunny'를 붙잡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파레포리'로 시작해서 'Sunny'로 끝났습니다. 그동안 번역이라고 해주기도 애매한 무언가를 참고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17년 가을 출간 예정 만화관련

기나긴 조율 과정을 거쳐서 드! 디! 어! 타카노 후미코 선생님의 '노란 책-자크 티보란 이름의 친구'의 한국어판 출간 계약이 확정되었습니다. 계약에만 2년 반 이상이 소요된 타이틀이었는데, 덕분에 팔자에도 없는 고단샤 방문까지 했었네요. 고단샤 방문 이후에도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만, 어쨌거나 담당 에이전트 분이 가운데에서 노력을 많이 해주셔서 계약이 성사되었습니다.

'막대가 하나'를 편집하면서 겪었던 경험들이나, 출간 이후에 해주신 독자 분들의 따끔한 말씀도 '노란 책' 한국어판에 남김없이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만, 어쨌거나 몇 년 걸친 노력(?)이 첫 결실을 맺은 것 같아서 기뻐서 올려봅니다. 현재 출간 계획된 만화가 몇 권 있는지라 편집 과정에서 엄청난 트러블을 겪지 않는 이상 출간시기는 내년 가을이 될 예정입니다.  

앞으로 나올 만화들

막대가 하나 / 타카노 후미코

우여곡절 끝에 나오고 말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엄청 좋아하는 작품집이라 반응이 어떨지 궁금했습니다만,
우려했던 것보다는 초기 반응이 (현재로선) 괜찮은 것 같습니다.
사실 시리즈 바로 앞 작품인 '아름다운 어둠'이 독자 분들 열광도에 비해서
판매량이 심각했기에 대비가 되어 좀 더 괜찮게 느껴지는 것 같긴 하네요.

암튼 좋아하는 작가 작품이니 많은 독자 분들 관심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나올 책들을 잠깐 소개하자면...

천상의 비벤덤 / 니콜라 드크레시

일본에서 구입해서 재미있게(?) 읽었던 '천상의 비벤덤'이 이번 가을에 출간될 예정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실 작품이긴 합니다만, 
그 아실 분들이 다 한국어판이 아닌 다른 에디션을 가지고 계실 것 같은 느낌...
'아름다운 어둠'을 번역해주셨던 이세진 선생님께서 다시 한 번 번역을 맡아주셨습니다.
일본에선 '초절기교'라 불리며 마츠모토 타이요 선생님과 협업을 하기도 하고,
유니클로랑 콜라보도 하실 만큼 유명한 니콜라 드크레시입니다만,
한국에선 루브르 컬렉션을 제외하고는 딱히 선보인 작품이 없는지라 
나왔을 때 반응이 우려>기대이긴 합니다.
간만에 라인업에 들어온 프랑스 만화(BD)이니 
프랑스 만화 좋아하시는 분들 마음에 들게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일본어판엔 '죠죠'로 유명한 아라키 선생님께서 추천사를 쓰셨지요.)

이어서

페이션스 / 대니얼 클로즈

내년 봄 정도에는 대니얼 클로즈의 신작 '페이션스'가 출간될 예정입니다.
보통 신작보다는 이른바 고전 범주에 속하는 작품들을 많이 내고는 있습니다만,
이쯤에서 프랑스 /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의 작품들도 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무감 때문에 그만...
대니얼 클로즈=세미콜론이란 공식이 있어서 약간 어색한 느낌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번역하실 선생님을 리스트업하는 단계입니다.


이 이후의 라인업은 현재 조율 중입니다.
일본까지 가서 몇몇 출판사들 미팅도 했고, 
에이전시에서 추천해주는 프랑스 만화 출판사들과 도서전에서 만나기도 했고...
내고 싶은 책은 참 많습니다만 요게 대중적인 시리즈는 아닌지라 나름 고민이 많습니다.
교섭 여부에 따라서는 꽤 놀랄 만한 타이틀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피너츠 완전판'은 7월 중순에 4권이 나올 예정입니다.
편집은 거의 막바지 단계이고요, 저작권사 컨펌과 최종 조정이 남았습니다.
지금까지 진행했던 대로 진행된다면 예정에 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5권은 11월 말~12월 초에 나오게 될 것 같습니다.
번역가 선생님이 곧 작업에 들어가시게 될 듯하고요,
예고드렸던 대로 한국어판 오리지널 박스도 제작될 예정입니다.
박스는 5권을 사시는 독자 분 모두에게 돌아가게 될 겁니다.



암튼 요새는 만화 번역 쪽은 접고, 편집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야구 만화를 한번 번역해보고 싶었는데 바람이 이뤄지지 않은 게 아쉽습니다만....
트위터는 접었습니다만 검색을 통해서 독자 분들 반응은 보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좋은 리뷰를 써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판매량은 망했지만)
덕분에 '흑흑, 세상은 아직 어둡지 않아' 요런 마음가짐으로 힘을 얻고 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앞으로도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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