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회 청정 하수구 어워드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투표로 최악의 만화를 선정해 보려고 합니다.
작년엔 '가장 형편없는 만화' '가장 실망스러운 만화' '최악의 번역'의 세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했는데 올해는 다음과 같이 포맷을 변경했습니다.

최악의 만화
최악의 그림
최악의 스토리
최악의 남캐
최악의 여캐


각각의 부문에 대해선 설명이 필요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투표 덧글은 비공개로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상은 12월 30일 예정입니다.

2009년 내가 추천하는 이글루 TOP10

이글루스TOP100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사팍 시즌 13이 끝났네요 기타등등


사우스파크 13번째 시즌이 14화 Pee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시즌은 전체적으로 에피소드들의 퀄리티가 높았다는 느낌이네요. 특히 11화 Whale Whores는 사우스파크 전체 에피소드 중 손에 꼽을 만한 걸작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3화 Magaritaville, 5화 Fishsticks, 12화 The F Word도 수작이었고요.

사우스파크는 그 과격성 때문에 꽤나 아나키한 애니메이션으로 받아들여지기 쉬운데, 전체 에피소드를 찬찬히 보면 일관된 메시지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생각 좀 하고 살자, 쫌!!" 날카로운 통찰력과 과격한 유머 감각을 13시즌이 되도록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새로운 시즌을 기다려야 하는 꼴이 되고 말았는데, 다음 시즌에도 언제나 그래왔듯이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에피소드들과 함께 컴백해 주었으면 하네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X 같은 것을 X 같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뭔가가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요새 돌아가는 꼴을 보아하니 그게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아서 사우스파크를 낄낄대고 보다가 살짝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속 스노브들을 위한 추천 만화 만화관련

스노브들을 위한 추천 만화(전편)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스노브 여러분. 지난 번에 추천 드린 5편의 만화를 잘 울궈먹으셨는지 궁금하군요. 아, 써먹을 기회가 없었다고요? 그야 당연하지요. 고상하기 짝이 없는 여러분이 어찌 품격 없는 만화 따위를 읽었으랴, 주위 사람들은 그런 생각으로 여러분에게 만화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좌절하셔선 안 됩니다. 진정한 스노브가 되려면 1년에 한 두 번 어쩌다 지나가는 사소한 화제에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끼어드는 순간포착능력과 과단성을 갖춰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려면 평소에 철저한 준비를 해야만 하겠지요. 여러분의 스노브질 준비에 도움이 되고자 다섯 편의 만화를 더 추천드리려고 합니다. 이것으로 여러분의 스노브 안테나에 만화 이야기가 걸릴 확률이 2배로 상승하게 되겠네요.

6. 재미난 집 (엘리슨 벡델, 글논그림밭)
요즘 세상에 성적소수자와 페미니즘에 대해 무관심한 사람은 스노브의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 게이 or 레즈비언임을 당당하게 커밍아웃하는 셀러브리티들이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페미니즘도 쉰 떡밥이라고 하기엔 아직 효용성이 남아있는 편이지요. 엘리슨 벡델의 '재미난 집'은 여러분이 평소에 성적소수자와 페미니즘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를 인증시켜주는 아주 좋은 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나가면서 언급되는 페미니즘 고전에 대해서 아는 체 하는 것이 이 책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이겠습니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이 그거 다 읽어봤냐고 의심에 가득찬 눈초리와 함께 질문을 던지면 "그런 걸 물어보다니, 천박한 사람 같으니"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으로 은근한 경멸의 미소를 지어주시면 됩니다. 물론 상대방에겐 그 미소가 썩소로 보이겠지요.

7. 샌드맨 (닐 게이먼 외, 시공사)
'~맨'이 들어가는 만화는 유치해서 스노브인 여러분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셨다면 그것은 오산! '~맨'이 들어간 만화로도 여러분은 스노브 드립을 칠 수 있습니다. 소설과 만화, 양쪽에서 모두 활약하는 닐 게이먼의 '샌드맨' 시리즈는 이에 딱 맞는 만화라고 할 수 있겠죠. 특히 개나 소나 대산초어나 읽는다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와 연관을 지은 스노브 드립을 추천드립니다. 셰익스피어가 전면에 드러나있다고 셰익스피어와 연관을 지어서 이야기하는 건 쿨하지 않죠. 보르헤스의 '삐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를 언급하면서 닐 게이먼이 진짜 하고 싶었던 것은 셰익스피어를 '현대'의 '만화'로 다시 쓰는 것이었다고 자신있게 주장하신다면 대화 상대방이 닐 게이먼의 지인이 아닌 이상에야 뭐라고 할 수가 없겠지요. 만약 상대방이 진짜 닐 게이먼의 지인이어서 "닐에게 물어봤는데 아니라던데?"라고 반박한다면, "비평의 역사는 오독의 역사다"라고 발뺌하시면 되겠습니다.

8. 너 좋아한 적 없어 (체스터 브라운, 열린책들)
고전을 좋아하는 것이야 스노브의 기본 소양이지만, 스노브가 아니더라도 고전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으니 그들과 차별점을 가지기 위해서라도 인디 쪽에도 관심을 기울이든지 아니면 관심이 있는 척이라도 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 아마추어들을 진심으로 좋아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비평적 긴장을 유지하기 위해 "관심을 두고는 있지만 평가는 가혹하게 하는" 컨셉을 태연하게 소화해야 합니다. 체스터 브라운은 여러분들에게 매우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는 만화를 여러 편 발표했는데, 그 중에서 '너 좋아한 적 없어'의 평가가 가장 높으므로 이 만화를 인용하는 게 좋습니다. 한국 인디 만화에 대한 화제가 나왔을 때, 체스터 브라운의 영향을 짙게 받은 몇몇 작가들을 언급하면서 신랄한 평가를 내린다면 OK. 상대방의 분통 터지는 얼굴이 벌써부터 눈에 선하군요.

9. 쥐 (아트 스피글먼, 아름드리)
1992년에 퓰리쳐 상을 수상한 아트 스피글먼의 '쥐'는 여러분에게 더할 나위없이 잘 어울리는 만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단, 이 만화를 가지고 스노브질을 할 때엔 다른 작품과 달리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만화를 가지고 아는 척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지요. 이 만화는 만화에 가혹한 일반 도서관에도 비치되어 있을 정도로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예술만화의 대표격으로 항상 인용되어 왔기 때문에 아는 척을 해봤자 거의 효과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만화로 스노브질을 하신다면 드러내놓고 작품을 찬양하기 보다는 "당연히 그 정도는 다 읽지 않았어?"란 식으로 쿨하게 살짝 읽었다는 뉘앙스만 풍기시는 것이 최선입니다. 혹 대화 도중에 상대방이 안 읽었다고 실토한다면 쿨하게 화제를 만화가 아닌 다른 것으로 전환하시면 되겠습니다. 마치 '쥐'도 안 읽은 무지한 사람은 여러분과 만화 이야기를 할 자격이 없다는 듯이 말이죠.

10. 왓치맨 (알란 무어 & 데이브 기븐스, 시공사)
프랭크 밀러의 '다크 나이트 리턴즈'와 함께 성인을 위한 히어로 만화의 선구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왓치맨'은, 이후 성인들을 위한 배트맨 만화가 쏟아져 나와 다소 빛바랜 듯이 보이는 '다크 나이트 리턴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여전히 높은 평가를 유지하고 있는 만화입니다. 영화화된 지 얼마 안 된 것을 봐도 알 수 있지요. '왓치맨'을 스노브질에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추천할 만한 것은 영화판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한국 박스 오피스를 강타했던 영화니 만큼, 영화를 본 사람이 원작을 본 사람의 수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되기에 원작을 높이고 영화를 까는 것이 효과적이겠지요. 영화에서 칭찬할 만한 부분은 밥 딜런의 'The Times They Are A-Changin' '이 흘러나오는 오프닝 정도 뿐이고 나머지는 원작 훼손이라고 소리 높여 강변하시기를 추천합니다.

그럼 여러분 즐스놉!


전편이 망한 글 치고는 반응이 좋았기에 이렇게 완결편을 쓰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이번엔 좀 재미가 덜하네요^^. 원래 구상했던 것과는 작품 면면이 좀 달라졌는데 글쓰기의 편의성을 위해서 작품을 변경했습니다. 컨셉은 지난 글과 마찬가지로 1. 지적인 만화 추천, 2. 만화를 인정하는 듯 하면서도 무시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아냥입니다. 지난 번에 덧글을 보니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시는 분도 있던데 그냥 웃어 넘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고야 쏘기법? 기타등등

대결! 궁극의 맛 2/ 츠치야마 시게루/ 중앙북스

스포츠퐁 5/ 요시다 센샤/ 쇼각칸


인생 사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그야말로 트리비아인데 마침 최근에 본 만화 2개에서 언급이 되었길래


나고야 쏘기법(名古屋撃ち)은 스페이스 인베이더 공략법 중 하나인데요, 플레이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이드에 적을 하나만 남겨서 피할 공간을 확보해 두고 적을 바로 앞까지 오게 한 뒤에 섬멸하는 플레이입니다. 이게 왜 가능하냐면 바로 앞에선 적이 쏜 탄환을 맞지 않는 일종의 버그(?)가 있어서... 인터넷을 찾아 보니 나고야란 이름이 붙은 이유로 1) 나고야 사람이 생각해냈기 때문에 2) 나고야의 옛이름이 오와리(尾張)인데 이게 일본어로 끝을 뜻하는 (終わり)와 음이 같기 때문에 라고 하는 두 가지 설이 있네요.

이상 포스팅 거리 없다는 거 인증하는 뻘포스팅이었습니다.

요새 읽은 만화들 38 만화관련

본격 제2차 세계대전 만화 2/ 굽시니스트/ 애니북스
드디어 완결되었네요. 1권을 읽고 그림과 내용면에서 아쉬운 점을 토로했었는데, 일단 그림면에선 1권보다 성의가 들어가 있네요. 이번엔 컬러도 제대로 들어가 있고. 하지만 여전히 그다지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어요. 특히 이번엔 몇몇 파트에선 텍스트를 한 컷에 지나치게 많이 어넣은 에 가독성이 심하게 떨어지네요(특히 태평양 개략 파트). 개인적인 감상을 말하자면 작가인 굽시니스트 님의 욕심이 과하다는 생각입니다. 패러디도, 2차 세계대전 관련 지식 정보도 그렇고 너무 많은 걸 넣은, 굳이 비유하자면 설탕 30스푼을 넣은 커피 같아요.

치키타 GUGU 6/ TONO/ 조은세상
이번엔 싸이코패스(?) 파이에가 대활약하네요. 앞으로 두 권 남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떡밥들을 이것저것 뿌려놓았습니다. 과연 이 떡밥들이 어떻게 폭발할 것인지 기대되네요.

시스터 제네레이터/ 사무라 히로아키/ 코단샤
'이사'에 이어 실로 오랜만에 나온 사무라 히로아키의 단편집입니다. '이사'의 초판이 2002년에 나왔으니 7년만이네요. 이번엔 꽤나 다채로운 단편들을 싣고 있습니다. 무려 7편(...). 서부극도 있고, SM도 있고, SF도 있고, 도박도 있고, 여고생도 있고, 하여간 있을 건 다 있어요. 근래 본 단편집 중에선 제일 재미있었어요. 물론 제가 사무라 빠라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스포츠퐁 3~5/ 요시다 센샤/ 쇼각칸
요시다 센샤의 이 시리즈를 그렇게 마음에 들어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뒤로 갈 수록 관록이 나오네요. 1, 2권을 보고서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없다고 했는데, 뒷권에 등장하는 종이 씨름꾼을 만드는 여자나 고양이 마스크 외계인은 괜찮은 캐릭터였습니다. 이제 겨우 본 궤도에 올랐다는 느낌인데 일본에선 연재가 끝난 모양이더군요. 근데 후속작 소재가 연애라는 말을 듣고서 기대가 급상승 중입니다. 요시다 센샤가 그리는 연애 4컷 만화라니...! 어머, 단행본이 나오면 사야 돼!

고양이가 봉투에서 빠져나오는 방법/ 제프리 브라운/ 애니북스
'트랜스폼어'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그 만화를 그린 작가와 이 만화를 그린 작가가 동일인이라는 걸 맨 마지막 작가 소개 페이지를 보고서야 알았네요. 전체적인 만화 스타일은 표지에 나온 그대로입니다. 꽤 귀여운 만화긴 한데 제가 고양이를 길러 본 적이 없는 지라... 사실 전 만화 그 자체보다 책에 부록으로 딸린 봉투와, 따로 고양이 전문가에게 감수를 받았다는 점이 신선하더군요.

신 나니와 금융도 4/ 아오키 유지 프로덕션/ 그린애로우
전작 혹은 원작에 대한 애정으로 구입하고는 있는데 슬슬 한계에 도달한 느낌이네요. '나니와 금융도'가 가치있었던 건 시스템과 인간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 덕분이었는데, 이 속편은 그냥 전작의 컨셉과 인물들만 따와서 3류 드라마를 찍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일단 한 권 정도 더 사보고 영 별로면 깔끔하게 구입을 중단할 생각입니다.

3월의 라이온 1/ 우미노 치카/ 학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친구에게 '재미있다'는 소리를 들어서 서둘러 '3월의 라이온' 1권을 구입했습니다. 재미있네요. 장기기사 이야기라고 듣긴 했는데 너무 딱딱하지 않게 풀어가고 있고, 진지함과 장난스러움이 적절하게 배합되어 있네요. 전작인 '허니와 클로버' 같은 경우 텍스트가 과도하게 많아서 읽기가 힘들었는데 이번 작품은 큰 판형으로 나와서 훨씬 보기가 편하네요. 비슷한 판형의 '치키타 GUGU'와 가격이 거의 2배 차이라서 너무 비싸지 않나 싶었는데 책에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나서 막상 사고 보니 본전 생각이 나진 않았습니다. 다음에 서점에 가게 되면 바로 2권도 구입하려고요^^.

새로운 시리즈(?) 기획. 만화톤(가제)

1001 만화도 지지부진하고 마무리 못 지은 글도 꽤 있기는 합니다만 새로운 포스팅 시리즈를 준비 중입니다. 새로운 시리즈의 제목은 만화톤(가제)고요, 컨셉은 제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적고 추천도를 별점(!)으로 표시하는 식이 될 것 같네요. 넵, 물론 시네매서커의 마라톤 시리즈의 패러디입니다. 일단 리스트에 올리고 있는 작가들은 마츠모토 타이요, 타카노 후미코, 오카자키 쿄코, 요시다 센샤, 모치즈키 미네타로, 테즈카 오사무, 오시마 유미코, 에비스 요시카즈, 후루야 미노루 정도입니다. 일단 카테고리는 설정해 놓고, 내키는 대로 포스팅에 착수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말년 시리즈의 '인생의 무게'(下)편처럼 될 확률도 다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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