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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잭!!!(상)

데츠카 오사무의 작품 중에서 가장 널리 사랑받는 작품을 꼽으라면 '철완 아톰'과 '정글 대제' 그리고 이 작품 '블랙잭'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블랙잭은 아직도 새로운 판형의 단행본과 애니메이션이 나올 정도로 생명력이 긴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단샤 전집판이 학산에서 출판되어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의 기본적인 구조는 천재 무면허 의사 블랙잭이 기기묘묘한 사건에 휘말리고 그것을 해결하는 옴니버스 구조로 되어 있다. 자살하려는 사람을 막기도 하며 천재적인 수술솜씨로 사람을 구하기도 하고 자신의 원수에게 복수하기도 한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그다지 공통점을 가지지 않는다. 이처럼 다채로운 내용에도 불구하고 의외다싶을 정도로 통일성이 훼손되어 있지 않다.

이것은 주인공인 블랙잭의 선명한 개성에서 기인한다. 블랙잭의 캐릭터패턴은 대단히 독특한 스펙트럼을 띠고 있다. 그는 한여름에도 코트를 입고, 머리 반이 새었으며, 얼굴의 일부 색깔이 다르고, 나비넥타이를 매고, 천재적인 수술솜씨를 지녔고, 어머니를 불행한 사고로 여의었고, 아버지를 증오하며, 무면허의사에, 돈은 엄청나게 요구한다. 이 정도의 개성적인 인물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것이다. 그는 캐릭터패턴안에 수많은 규칙을 지니고 있다.

이 규칙들을 기반으로 이야기들은 구성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규칙은 무면허의사에 수술은 천재이고 많은 돈을 요구한다는 것, 바로 이 3가지다. 나머지 규칙들은 다른 특정한 화에 이용되거나 자잘한 연출로서 등장한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특이한 병등장->블랙잭에게 의뢰->돈지불->치료->환자나 돈의 뒷이야기 이렇게 구성된다.

일단 이 자체가 이야기를 꾸미기에 적합한 패턴이기에 각 에피소드들은 무리가 없어보인다. 그리고 다른 규칙들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이야기의 볼륨을 늘려가고 있기에 이것의 단조로움은 많이 희석된다.

그러나 또 다른 의문점이 남는다. 그런데 왜 이 만화가 오래 명작으로 기억되는 것일까? 아무리 캐릭터가 개성적이라도 많은 에피소드와 긴 세월이 지나면 빛바랜 범작이 되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질리기 때문이다. 개성적이라는 것은 그 캐릭터의 사고 패턴을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 규칙이 복잡해질수록 읽고 있는 독자에게서 멀어지기에 공감대는 감소하게 된다. 가장 훌륭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메종일각'의 고다이 유사쿠의 경우엔 규칙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다시피 하고 그나마 가진 규칙들도 독자의 공감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기에 그는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블랙잭의 독자들은 이 이야기를 지겹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블랙잭의 아류작(혹은 오마쥬)들을 보면 명백히 대비되는데 '쉐프'가 좋은 예가 될것이다. '쉐프'는 초반에는 그럭저럭 볼만했지만 권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관성만화화'되어 갔다. 지금으로선 쉐프는 블랙잭의 요리만화판 정도로 밖에 기억되지 않을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물론 블랙잭에게는 고유의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데츠카 오사무의 캐릭터 특성말이다.

by 블랙잭 | 2005/03/01 21:34 | 만화관련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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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잠보니스틱스 at 2005/03/07 16:57

제목 : 블랙잭을 아십니까? (재탕+a)
2000년 12월 20일에 하이텔 애니메이트에 썼던 글. 원래는 어느분이 '여자친구에게 블랙잭을 소개해주고 싶은데 어떤 작품인지 나도 잘 모른다'라고 하시길래 쓰기 시작한 건데 어느새 원래 목적과는 3만광년 정도 떨어진 학구적인 글이 되어버렸다는 전설이...(자네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그동안 학산에서 한국어판도 나왔고 (이미 절판이지만) 물건너에서도 관련 단행본이 몇 가지 더 나온데다 TV애니메이션 기획도 정식으로 움직이기 시작해서, 그야말로 쿠로오 풍년...이라는 느낌이 드는 요즘이지만, 불과 4년 전......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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