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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과도하게 좋은 '무책임함장 타일러'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운이다. 나폴레옹은 워털루에서 화력, 물량, 책략, 병사들의 사기, 병사들의 숙련도 어느 쪽에서나 웰링턴에게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워털루 전투의 결과는 역사가 말해주듯이 나폴레옹의 패배로 끝났다. 결국 나폴레옹은 웰링턴의 끈질긴 인내력과 시운에게는 이기지 못했다. 빅토르 위고의 말마따나 하늘이 나폴레옹을 버렸다.

물론 이것은 일반화시키기엔 대단히 어려운 예다. 하지만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 또한 어렵다. 역사를 통해서 불리한 싸움을 역전시킨 경우는 수없이 많다. 이것을 운이 좋았다라고만은 할 수 없지만 운이 좋았던 것도 승인의 일부였다.

승패는 붙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란 말은 사실이다. 왜냐하면 미래는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승패가 갈리고나서야 승인과 패인이 나오지 그전에는 어느 것도 나오지 않는다. 인과관계란 것은 인간의 이성의 도구이지만 그 도구로 세상을 보기에 세상은 너무나도 부조리하다.

이 '무책임함장 타일러'에서 주인공인 타일러는 이 부조리한 승리에 의해 보호받는다. 그는 내키는 대로 살지만 패배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그는 행복하고 근심이 없다. 도난도 돔도 그의 운빨앞에는 속수무책이다. 그는 도망치고 항복하고 포로가 되지만 결국엔 항상 승리한다. 이성적인(?) 야마모토, 유리코에게는 불가능해보이는 상황에서 그는 승리를 쟁취하고 미소짓는다. 그리고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응? 정말이야?" 이런 부조리가 또 있을까...

이렇게 부조리하도록 행복한 타일러에게 내면의 위기가 닥친다. 그가 유일하게 존경한다고 생각되는 인물인 하너 제독이 사망한 것이다. 이것은 그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데 아무리 운빨이 좋더라도 그가 질 수 밖에 없는 상대가 나타난 것이다. 죽음 앞에선 어떤 부조리한 운빨도 소용없다. 그야말로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상대다. 이에 대한 그의 반응은 정말로 놀랍다고 아니할 수 없는데, 마치 싯다르타가 생로병사를 보고 출가한 것처럼 그도 자신의 배인 '산들바람'을 떠난다. 이 sf시대의 싯다르타에게 축복을...

하고 싶지만 유감스럽게도 다음 화에 타일러는 뻔뻔하게도 다시 '산들바람'의 승무원들을 모아서 '산들바람'으로 출항한다. 결국 그에게도 '산들바람'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산들바람'에 타고 있을 때엔 부조리에게서 보호받으니 말이다. 예전의 '산들바람'의 승무원들이 다시 모인 이유도 이해가 된다. 가장 안전한 곳임에 틀림없으니. 흉흉한 세상에 이런 직장이 또 어디있겠는가.

by 블랙잭 | 2005/03/12 23:29 | 만화관련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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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나름대로 at 2005/03/16 19:12
애니판은 그나마 미화된 편이더군요.
소설쪽을 보면 근성부터가 글러먹은 인간으로 나오는게 참..^^;
Commented by 블랙잭 at 2005/03/17 22:46
후후 저도 소설판은 예전에 읽었었는데 그것에 비교해봐도 애니는 너무 급전개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뭔가 피터팬스러운게 미워할 수는 또 없죠. 개인적으로 애증이 교차하는 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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