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4월 06일
현실에 던져진 꿈꾸는 자 '드래곤 헤드'
하이데거는 현대인의 생활양식을 죽음의 불안에서 애써 눈을 돌리려는 행위로 보았다.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 없고 기본적으로 그것에 불안을 가지게 된다. 이때문에 인간은 죽음을 직시하지 못하고 그것으로부터 도피한다. 죽음을 세상 사람들의 일로 만들어 자기에게는 죽음이 안 올것처럼 살아간다. 그러나 불안은 사라지지 않기에 떠들기 위해서 떠들고 쓰잘데 없는 일에 호기심을 가지며 자신의 의사를 애매하게 표현한다. 그러나 이것이 진정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죽음 또한 삶의 일부분이며 결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죽음에 대한 자각이야말로 진정한 삶으로 나아가는 일보가 아닐까?이러한 면에서 드래곤헤드의 첫장면이 왁자지껄 떠드는 수학여행 열차안이라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테루는 후에 스스로의 입으로 이야기하다시피 삶의 자각을 가지고 있지 않고-다른 말로 하자면 아무 생각 없이-하루 하루를 사는 평범한 고교생이었다. 그는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전혀하지 않고 살기에 살아있다는 실감 또한 갖지 못했다. 그런 그가 탄 수학여행 열차가 의문의 지진으로 전복되며 본론이 시작된다.
전복 사고로 살아남은 학생은 3명이었는데 살아남은 3명중에서 테루와 세토는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려 하지만 겁쟁이 노부오는 주위의 어둠속에 동화되어 그것을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그에게는 한 걸음을 더 나아갈 용기가 없었다. 그는 상상력 때문에 닥쳐올 미래에 공포를 느낀다. 차라리 여기에 머무르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러기에 칠흑같은 어둠속에 과잉 적응하여 동화된다. 그를 본 테루와 세토는 이해하지 못한다. 결국 노부오는 어둠속으로 침잠하고 테루와 세토는 밖으로 나오게 된다.그러나 밖으로 나온 그들을 맞이한 것은 영문도 모르게 폐허가 된 대지였다. 그들은 필사적으로 어떻게 된 일인지 알려하지만 도저히 알 수 없으며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고 아무도 모른다. 세계는 노골적으로 부조리해졌다. 어떤 면에서 이것은 세계가 더욱 진실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이제 가엾은 주인공들은 세계를 이해할 수 없기에 불안해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들은 용기있게도 걸어나가기 시작한다. 절망만 하고 있지는 않는다. 그것이 인간인 것이다.
테루와 세토는 정처없는 여행중에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자위대에서 떨어져 나온 녀석들인데 니무라, 이와타와 떨거지 2명(나오자마자 절명...)이었다. 이 두 명과 얽히게 되면서 그들의 모험은 양상이 바뀌게 된다. 니무라는 정말 생각없이 사는 젊은이의 전형으로 현실도피적 쾌락에 몸을 맡기는 녀석이며 이와타는 성실한 녀석이다. 테루는 중상을 입고 빈사상태가 되며 그를 구하기 위해 니무라와 세토는 약을 구하러 간다. 도중에 그들은 기묘한 인간을 만나는데 그들은 용두라고 불리는 머리에 흉칙한 수술자국이 있는 인류다. 용두에게는 공포와 불안이라는 감정이 거세되어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을 겁쟁이라고 말한다. 구사일생 끝에 약을 구한 세토는 테루의 목숨을 구하고 함께 도쿄에 가기로 한다. 그러나 사고로 일행과 테루는 떨어지게 되고 테루는 혼자서 도보로 도쿄로 향한다. 갖은 고생을 하며 도쿄에 닿았지만 유감스럽게도 도쿄 또한 폐허가 되어 있었다. 테루는 지하철 쪽에서 기묘한 방송이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 소리를 의지하여 지하로 들어간다. 그곳에는 비상식량이 가득 있었는데 보통 비상식량이 아니었다. 공포를 마비시키는 약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테루는 그 기묘한 방송의 주인을 만나게 되고 수많은 용두들을 보게 된다. 용두들은 공포를 상실하자 그것을 되찾기 위하여 자신의 몸을 자해한다. 방송의 주인은 궁극의 공포를 탐구한다는 이상한 말을 지껄이며 테루를 혼란 속으로 몰아 넣는다.
테루는 혼란 속에서 세토를 떠올리며 정신을 지킨다. 만약 그가 고독했다면 빵을 먹고 공포를 없앴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한 용두와 대화를 하게 되는데 용두의 이상함을 눈치채지만 왜 자신이 그것을 이상하다고 여기는 지 아직 이해하지 못한다. 용두의 권유를 뿌리치고 드디어 집에 돌아오지만 언제나 그렇듯 폐허였다. 그는 혼란 속에 잠이 든다. 그리고 재난의 실체를 알고 싶다고 생각한다.깨어나보니 세토의 흔적이 있었다. 세토는 테루에게 살아있다면 학교로 와달라는 글을 남기고 갔다. 테루는 다시 힘을 내어 학교로 향하고 드디어 세토와 재회하게 된다. 그러나 니무라가 갑자기 배신, 테루를 죽이고 세토를 차지하려 한다. 이 둘의 대결이 이 만화의 백미로 드디어 테루가 왜 용두들을 이상하게 생각했는지 깨닫게 된다.
"이런 세계가 되기 전엔... 죽음... 따윈 의식조차 안하고 생활할 수 있었어... 먼 나라의 분쟁으로 몇명 죽었다고 티비에서 들어도 리얼리티 따윈 전혀 없었지... 죽음이라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은 너무나 근사한 세상이었어... 하지만... 이런 세상이 되어버리고 겨우 겨우 여기까지 돌아오며... 여러 일을 겪고... 그래 물론 죽음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쪽이 행복하고 근사한 세계지! 그래도 난... 하지만 난 무언가를 소홀히 한 듯한 기분이 들어... '죽음에 대한 둔감'이라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삶에 대한 둔감'인거야..!"그렇다. 그가 용두들을 이상하게 여겼던 것은 그들이 삶의 실감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를 자해하며 살아있다는 실감을 느끼려 했던 것이다. 죽음은 물론 무섭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피해 달아나는 것은 삶을 포기하는 행위와 마찬가지인 것이다. 하지만 죽음에 대한 공포는 본질적이다. 죽음을 직시하면서도 공포에 사로 잡히지 않고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테루의 말은 이어진다.
"그래! 산다는 것에 의미란건 그런건 필요없어! 그저.. 의지가 있을 뿐이야! 삶의 의지다! 그것을 잊고서 산다는 것은 행복하지만 그래도 나는 인간으로서... 바보야... 명확히 알지 않아도 되는 문제를 억지로 파헤쳐서 괴로워했던건지도... 삶의 의미 따윈... 왜 내가 여기 있는가 따위는... 그런걸 생각하는 것은... 그래도... 그래도 그 답의 아주 조금만이라도 찾을 수 있다면... 목숨을 걸어서라도 살아남을 가치가 있다고... 지금 생각해."
중요한 것은 삶의 의지다. 공포는 절망을 낳지만 절망에 사로 잡혀서는 안된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의지, 바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는 의지인것이다. 궁극의 공포는 인간의 상상력에서 나오지만 희망 또한 인간의 상상력에서 발아한다. 도쿄에 새로 분화한 화산을 세토와 함께 보며 테루는 꿈꾼다.
"그래, 우리들도... 상상할 수 있을거야. 미래를... 그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지만... 신세계를"
현실이 아무리 부조리하더라도 인간은 꿈을 꾸며 살아갈 수 있다. 그것은 죽음의 공포가 상대라 해도 마찬가지다. 이제 꿈꾸는 인간의 희망은 작가의 차작 '만축'에서 미지에서 두근거림을 느끼는 소녀 야마토 후나코의 손에 넘겨진다.
천재 모치즈키 미네타로(望月峯太郞)의 작품 간략 소개
# by | 2005/04/06 22:27 | 만화관련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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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따로 구입하는게 상책, 잉크젯+평판 스캐너 조합은 많이 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