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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멋대로 읽은 '제멋대로 카이조'


혼란의 막부 말기, 카츠 카이슈란 인물이 있었다. 그는 막부에 고용된 인물이었지만 사카모토 료마에게 '막부를 쓰러뜨리지 않는한 일본의 미래는 없다'는 것을 가르쳤다. 그는 요새말로 하자면 내부 고발자였던 건지도 모른다. 우연히도(?) 이름이 비슷한 쿠메타 코우지의 네타만화 주인공 카츠 카이조 또한 그렇다. 카이조는 오타쿠 문화안에서 오타쿠를, 연재 만화안에서 만화를 내부 고발했다. 하지만 결과는 판이했다. 카츠 카이슈는 메이지 유신이 일어나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카츠 카이조는 연재 중단이라는 쓴 맛을 봐야했다.

솔직히 말해서 ‘제멋대로 카이조’는 좋은 만화라고 보기가 힘들다. 네타는 재미있지만 그것뿐이고, 개그 만화 주제에 유머는 없으며, 각 화의 결말을 너무 밸런스 없이 짓는다. 전형적인 C급 만화라도 할 말이 없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완독했지만 작가의 반성을 보면서 내 생각이 얼마나 짧은 것인지를 느꼈다.

그는 스스로 작가이기를 포기하지 않은 그런 인물이었던 것이다. 쿠메타가 비아냥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작가의 생각이 드러나지 않는 그런 작품들이었다. 만화는 상품일 뿐만 아니라 작가의 자기표출의 장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만화가에게는 작가라는 이름이 만화에게는 예술이라는 별명이 붙게 된다. 그런데 이른바 메가 히트하는 노리는 만화에서 만화가들은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가? 아무것도 없다. 단지 히트할만한 캐릭터와 먹힐만한 스토리가 있을 뿐이다. 그에 비하면 ‘제멋대로 카이조’는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다 할지라도...

나토리 우미와 쯔보우치 치탄이 밸런스 없이 무너지는 것도 이해가 된다. 나토리 우미와 쯔보우치 치탄은 각각 자신의 세계에만 빠져있는 오타쿠의 일부분들을 상징한다. 나토리 우미는 인간관계가 서툴고 쯔보우치 치탄은 편집광적인 집착과 이기주의를 보인다. 만약 이것이 적당한 수준에서 묘사되었다면 이 만화의 희극성은 심각하게 망가졌을 것이다. 단순한 오타쿠에 대한 조롱에 지나지 않을테니... 그러기에 나토리 우미와 쯔보우치 치탄은 철저히 망가질 필요가 있었다. 그들은 철저히 망가짐으로써 독자와의 연관성을 희석시켜 쓴맛이 남지 않게 했어야만 했다. 내가 비판의 대상으로 삼았던 부분이 사실은 그래야만 할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만화가 C급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C급 만화에서밖에 말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제멋대로 카이조’는 이 부분에 충실했으며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만화 중에서 이채롭다. 때로는 너무 폼 잡는 B급보다 충실한 C급이 훨씬 멋있는 때가 있다. 그리고 나에게 있어 ‘제멋대로 카이조’는 후자다.

by 블랙잭 | 2005/05/31 00:43 | 만화관련 | 트랙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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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Springfield .. at 2005/07/03 14:44

제목 : 제멋대로 카이조 전체 감상을 끝내고...
내 멋대로 읽은 '제멋대로 카이조' 이미 한번 이 만화에 대해서는 글을 올린적이 있지만, 그 때는 한창 봄날씨와 함께 카이조를 신나게 보고 있었을 때였고, 또한 전권 감상을 끝낸뒤 올린게 아닌 반 쯤 본 이후에 올린 글이기에 다시 한번 글을 적어 보겠습니다. 이글루에 계시는 만화보는 분들은 제법 알고 계시겠지만, 사실 대부분의-만화책을 즐겨보는 이들도-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만화가 바로 이만화입니다. 만화는 어릴적 천재였으나 '불의의 사고'로 바보,괴짜가 되어버린 주인공 카츠 카이조와 '여주인공' 나토리 우미,......more

Commented by 光合成 at 2005/05/31 08:49
드디어 썼군:D
제3의 병기라니 과찬이야 :D
어디 자네의 혓바닥만 하겠어 :D
Commented by fENRIR at 2005/06/01 14:50
우미의 경우 중간에 등장한 '친구없어'라는 설정이후 그모냥이 되었지만... 치탄의 경우는 괴롭힘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1권 부터 26권까지의 그림체 변화를 염두해 두더라도 그 치탄이 경험한 변화는 정말...참혹하지요-_-
Commented by 블랙잭 at 2005/06/02 10:35
光合成// 사실은 nds를 쓰려다가 무시무시하지 않아서 관뒀지

fENRIR// 치탄은 정말... 휴우....
Commented by fENRIR at 2005/07/0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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