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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판 '철콘근크리트'를 봤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케부쿠로에 가게 되었는데 마침 극장에서 '철콘근크리트'를 하고 있길래 왠지 모르게 그냥 영화표를 질러서 봤습니다. 영화 한 편에 1800엔이나 하는지라 체류 중에 극장에 또 갈 일은 어지간하면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도로로' 개봉하면 또 모르겠군요.

의외로 커플이나 여성 관객이 많아서 약간 놀랐습니다. 그리고 연령대가 고정되어 있는 느낌. 거의 관객 전부가 20대? 연세 드신 분이나 어린 애들이 거의 없었습니다.(전 한 명도 못 봤습니다..) 이건 이케부쿠로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군요.

영화는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액션 신은 괜찮았고 좀 더 어두웠으면 좋았겠지만 타카라마치(마치라는군요. 왠지 모르지만. 이유는 엔딩롤에 슬쩍 나오는데 놓쳤습니다)의 공간감은 훌륭했습니다. 원작의 그 엉망진창 도시에서 활개치면서 돌아다니는 고양이 두 마리의 이미지는 확실히 살아있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이 애니메이션은 성공작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스토리도 어느 정도 축약되긴 했지만 이야기 이해엔 전혀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였다고 봅니다(라지만 원작을 안 본 사람이 어떻게 이야기를 이해하고 있는 지 물어보고 싶긴 하군요...)

하지만 거슬리는 부분이 없지는 않은데 우선 성우가 조금... 주연인 니노미야 카즈나리, 아오이 유우 둘 다 참 마음에 안 들더군요. 니노미야는 쿠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기는 한 건가 의심스럽고, 아오이 유우는 미스 캐스팅에 가까운 듯 합니다. 쿠로란 캐릭터는 평소에 쿨한 듯 감정을 억누르더라도 어느 순간 그게 휘몰아치듯 쏟아져 나오는 그런 면이 있는데 니노미야의 쿠로는 그런 부분의 표현이 영.... 쿨한 캐릭터니까 끝까지 그렇게 가야겠다란 안이한 생각으로 연기를 했던 게 아닌가 생각되고, 아오이 유우의 시로는 칙칙했습니다. 좀 더 밝은 목소리의 성우를 썼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스타마케팅의 일환으로 인기 배우나 가수 등을 성우로 기용하는 경우가 요즘 특히 많습니다만 과연 그게 작품에 좋은 일일까하는 의문을 가지게 했습니다.(이 부분은 취향때문에 의견이 많이 갈릴 듯. 서식자 취향이 상당히 편협한 관계로...)

둘째로 클라이막스 부분.이 '철콘근크리트'의 클라이막스 부분의 이타치와 쿠로의 대화 부분이 원작에서는 계속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데 반해서 애니메이션에선 거의 환상으로 연출되는 바람에 임팩트가 많이 사라졌습니다. 대화라기보다는 거의 쿠로의 몽상같이 묘사되어서 '난 시로를 믿어'란 대사도 원작처럼 감동적으로 들리진 않더군요(뭐랄까 대답이나 반론이라기 보다는 그냥 혼잣말처럼 느껴져서). 다 보고나서 원작을 보고 난 뒤의 감동(혹은 정화감)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이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훨씬 더 좋은 작품이 되었을거란 생각이 들어서 아쉽더군요. 8회까지 완봉으로 잘 막다가 9회에 살짝 무너지는 투수를 본 느낌이랄까....

그래도 '게드전기'로 상처입은 애니메이션에 대한 신뢰감을 어느 정도 회복시켜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무난해서 마쯔모토 팬이 아니더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너무 무난해서 원작의 팬으로서 그 점이 조금 불만이기는 하지만^^.

by 대산초어 | 2007/01/12 23:15 | 기타등등 | 트랙백 | 덧글(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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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ether at 2007/01/12 23:19
개봉했군요, 으아~ 보고싶어라... 성우가 아이돌들로 캐스팅됐군요...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7/01/12 23:48
ether// 니노미야 카즈야, 아오이 유우 둘 다 한국에서 인기가 많으니 개봉될 수도 있겠군요. 강추라고는 못하지만 괜찮은 애니메이션입니다^^.
Commented by 다음엇지 at 2007/01/12 23:50
양 극단을 모두 쳐내고 그만큼 입맛에 맞게 다듬어졌다는 것이로군요. ^^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객지에서 건강 유의하시구요~
Commented by marlowe at 2007/01/12 23:56
부럽습니다. 저는 일본에 갈 때마다 영화를 볼 기회가 없더군요. 일본에는 심야상영관이 없나봐요.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7/01/12 23:57
다음엇지// 밝아진 만큼 부담없이 볼 수 있다는 게 최대의 장점이겠죠. 덕담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7/01/12 23:59
marlowe// 야간 상영이래봤자 대체로 20:00정도니까요. 한국에선 8시 정도면 무난하게 영화볼 시간인데 여기에선 늦은 시간이라고 할인해주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답니다.
Commented by 사노 at 2007/01/13 00:40
게드전기 본 다음에 본다면 원작의 다른 매체화가 뭔들 안 이쁘게 보일까요........한숨.

그나마 일본에서 여자는 레이디스데이 할인이라도 있는데 노인 아닌 성인 남자는.......(^^);;;;

전문성우 좀 써줬으면 좋겠습니다. 마케팅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도로로 포스팅 왕왕왕왕왕왕왕 기대합니다!
Commented by LINK at 2007/01/13 04:22
으아. 보고 싶습니다. 올해 시카프나 영화제에 상영되리라 믿으며 ^^;;;;

아오이 유우는 캐스팅 되었다는 소리르 듣는 순간부터 '에엥? 안 어울릴 거 같은데' 했더랬죠. 일본도 스타기용해서 망치는 경우가 왕왕 있는 모양이군요. (예~~전에 비너스 전기인가? 하는 곳에서 소년대 멤버 중 한명 써서 망친 이후 대 충격이네요;

파프리카도 하고 있을텐데 보세요~ 게드전기의 트라우마를 조금 더 거두실 수 있을 겁니다. ^^

개인적으로는 스튜디오 욘도씨 팬이기도 하기 땜시 (사실 타이요씨보다 이쪽을 더 좋아할지도 ㅋㅋ) 어쨌든 화면에 대한 기대는 상당히 크네요~
Commented by sddt at 2007/01/13 10:25
철콘이 빨리 정식 한국어판 만화책으로 나오기를 빌고 있습니다...;
나온다는 소리는 들었지만...으악 인생은 짧은데
원작을 보지 않고 애니메이션을 본다는건 좀-ㅅ-보고난뒤에 소화불량으로 고생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합니다.
무난하다는 말씀을 들으니 역시 꺼려지는군요.
Commented by 하얀까망 at 2007/01/13 10:59
철콘 쿠로에 니노미야......는 뭔가 많이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_= 하긴.. 그래도 그 이름 걸고 국내 개봉 해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고요. 개봉되면 원작을 모르는 친구랑 손 잡고 가렵니다.(왜?)
Commented by utena at 2007/01/13 13:58
어쩜 이렇게 타이밍 좋게 가신 겁니까 ;
Commented by burnsama at 2007/01/13 19:59
"타카라 마치"는 정말 좋은 정보입니다.
번역 및 편집을 죄다 "타카라 쵸"로 해놓은 상태인데
당장 월요일에 수정해야겠습니다.
Commented by 103rd at 2007/01/14 10:33
위에 burnsama님은 애니북스 편집부 분??
저는 예고편만봐도 원작 팬으로선 작화가 묘하게 여성적으로 느껴져 마음에 안들더라구요;;
원작팬의 속좁은 감상이지만...
색감도 확실히 너무 곱기만 한 것같고;;
국내 개봉하면 왠지 속쓰릴것 같습니다 하핫;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7/01/14 14:52
사노// 나이트할인 이외엔 할인받을 방법이 없더군요. 남성이라 차별받는 느낌이...

LINK// '파프리카'라... 보고는 싶지만 현재 경제상황이 악화일로인지라....

sddt// 곧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단 올인원판인지 예전판인지는 모르겠군요. 자세한 건 밑에 burnsama님께 문의하시면 될 듯.

하얀까망// 개봉이 과연 될지 의심스럽긴 합니다만... 극장에서 봐야 제맛인지라(화면도 와이드로 잡았고해서) 개봉하면 한 번쯤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utena// 그러게 말입니다^^. 노린 것도 아닌데 좋아하는 밴드 신보도 나와주고 그러네요.

burnsama// '핑퐁'때는 죄송했습니다. 꾸벅. 그리고 요루 아사 형제가 사는 유타카는 또 쵸라더군요. 이점 착오 없으시길...

103rd// 저도 원래 코믹한 고담시티 정도를 생각했는데 그냥 판타지스런 공간이 나와서 조금 이질감을 느꼈더랍니다. 하지만 실제로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걸 보니 금방 익숙해졌습니다.

Commented by burnsama at 2007/01/15 10:26
슬쩍 나타난 애니북스 담당자입니다.
일단, 올인원 판은 아닙니다. 기존에 일본에서 출간되었던 세 권(완결)을
한국어판으로 번역 출간할 예정입니다.

"타카라 마치"와 "유타카 쵸"에 대해서는 출간 전까지
어떻게든(!) 애니메이션을 구해봐야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네요.
어둠, 어둠의 경로를…

P.S 방금 단행본 1권 원서를 봤는데, 거기엔 또 "타카라쵸"라고 기재되어 있네요.
어떤 게 맞는 것인지 혼돈입니다.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7/01/15 10:48
burnsama// 멀리 갈 것도 없이 예전 모리모토 코지가 만든 파일럿 필름만 보셔도 됩니다. 거기에도 타카라 마치라고 나오니까요.
제 생각엔 원래 타카라쵸가 맞는데 애니메이션에서 타카라마치라고 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애니메이션과 연계해서 마케팅을 할 생각이 있으시면 타카라마치라고 수정하는 게 좋을 듯 하고
딱히 그럴 의도가 없으시다면 그냥 타카라쵸로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Commented by 무한 at 2007/01/15 16:10
아악 저도 보고 싶어요 ㅠㅠ 사토시콘 감독의 파프리카는 지난 부산국제영화제때 2번이나 봤었는데 역시 기대이상이었어요 ㅎㅎ 철콘이야 국내개봉을 바라는건 두말않지만...혹시나 개봉이 안되거나 한다면 DVD라도 질러서 볼셈입니다.
아까 주문한 철콘근크리트 아트북 2권 (시로편, 쿠로편)이 2주후 도착하면 그걸을 반참삼아 한동안 살아야 할거 같습니다 ㅠㅠ 어쨋거나 애니메이터로서 색감, 캐릭터, 배경, 연출 등등 모두 꼭 참고해야할 애니메이션인거 같아요.
역시 스튜디오4도씨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다니까요 ㅎㅎ
Commented by 무한 at 2007/01/15 16:12
완전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어요 ㅠㅠ
블로그도 완전 철콩이로 도배를....- _ -;;;;
아무튼 현지에서 보셨다니 왕창 부러워요 ㅠㅠ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7/01/17 14:16
무한// 저도 원작팬의 시선으로 봤기 때문에 놓친 부분이 많은 듯해서 DVD가 나오면 중고로 살까 생각 중입니다. 어쨌거나 두 번 이상 볼 가치는 있는 애니메이션인 것은 확실한 듯...
Commented by 히무자 at 2007/01/27 03:08
성우가 클라이막스가 약간 불안하기는 했는데, 과연 그랬던 모양이군요. 하지만 원작 팬의 입에서 전체적으로 무난한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이니 한번 보고 싶기는 합니다. 문제는 지리적인 조건이...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7/01/27 11:20
히무자// 클릭 한 번에 태평양도 가볍게... DVD가 올 상반기 안엔 나오겠죠^^
Commented by amalthea at 2007/02/24 21:48
철콘 여름쯤에 한국 개봉예정이라고 하네요. (그럼 책도 그때쯤에??)
비슷한 시기에 페르세폴리스 애니메이션도 개봉예정...
배급사가 꽤나 대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ommented by amalthea at 2007/02/24 21:51
그러나 역시도 영화이름은 철'근콘'크리트라고 적혀 있었다는...=.=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7/02/25 19:46
amalthea// 정말입니까... 또 왜 철근으로 돌아갔는지... 페르세폴리스 애니메이션은 돌아갈때까지 걸려 있으면 좋겠군요.
Commented by 이라 at 2007/04/14 22:33
이번에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철콘근크리트예매하고 자료찾으러 돌아다니다가,
왔는데, 좋은 정보 많이 얻어요. 음, 만화책도 사서 읽고 싶게 만드는데요.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7/04/15 14:49
이라// 개인적으로 만화쪽을 추천합니다^^. 보시는 것도 괜찮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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