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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한 만화의 길을 가다(3)



창작의 무대 뒤

타카노 마쯔모토씨는 취직하신 적 있으신가요?

마쯔모토 아르바이트는 많이 했지만 취직한 적은 없습니다.

타카노 그럼 어렸을때부터 그림쟁이가 되자고 생각하신 건가요?

마쯔모토 아뇨, 운동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중학교때 축구를 했는데 엄청 강한 팀에 13-0으로 진 적이 있어서...

타카노 탁구가 아니라?

마쯔모토 축구입니다(웃음). 축구 선수가 되고 싶어서 열심히 연습을 했었는데 중학교 2학년때 시합에서 엄청 깨지고 있는 와중에 아무래도 방향전환을 해야겠다 싶더라구요. 축구로는 무리라는 걸 전반전에 알아버려서 하프 타임때도 정말 "앞으로 어쩐다?"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어요. 전 아버지한테도 "넌 뭔가 몰입할 걸 필요로 하는구나"란 말을 들었는데 몰입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일단 마음이 놓입니다. 그 즈음에 "만화가가 되고 싶어!"라고 계속 말하고 있던 사촌(이노우에 산타)이 있어서 "만화가는 어떨까?"하고 조금씩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취직한다던가 월급을 받는 느낌이란 건 제 안에서 한 번도 든 적이 없었습니다. 타카노씨는 간호부셨었다구요?

타카노 예, 전 어쨌든 취직을 해야겠다고, 만화나 그림이나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그것가지곤 먹고 살 수 없을거라 생각했으니까요. 시대가 시대고, 주위에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도 없었죠. 고등학교때 반친구들처럼 취직을 해서 급료를 받고, 여유가 생기면 만화를 그리고 싶다고 생각했죠.

마쯔모토 저도 지금은, 조금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웃음). 타카노씨의 담당은 계속 남편분께서 하셨습니까?

타카노 아뇨, 아니에요...라고 하고 싶지만 결과적으론 그렇게 되네요. 실제 잡지 담당하시는 분은 일하기 힘드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벌써 아마추어 시절부터의 인연이어서.


마쯔모토 "절대안전면도칼"때부터인가요?

타카노 그래요.

마쯔모토 그렇습니까? 근데 굉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경우엔 담당 기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때때로 사호씨가 일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특히 여자를 그릴때(웃음)

타카노 그런데 마쯔모토씨의 지금까지의 작품에선 남자만 나오고 여자는 잘 안나오지 않았나요?

마쯔모토 "다케미츠자무라이"부터 꽤 적극적으로 등장시키고 있나. 그렇다기보단 원작자인 에이후쿠씨가 여자를 많이 등장시키기때문에 그리지 않을 수 없는데요, 여자를 그리는 게 꽤 서툴러서 편집부에서는 "생각이 너무 많아" "의식하지 마"란 이야기를 듣는답니다. 여자라고 생각말고 그냥 사람을 그린다고 생각하고 그리면 되는데 "여자다, 여자다"라고 생각을 해버려서 못 그리는 게 아닌가 하고. 하지만 그건 의식의 문제라 "겁먹지 마"란 소리를 들어도 무서운 것과 비슷해서, 그런 식으로 기분을 가져가는 게 상당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별 생각 없이 열심히 그리고 있습니다(웃음)

타카노 저도 남자는 잘 못그리지만요. 아무리 열심히 관찰해도 안돼더라구요. 마쯔모토씨는 지금은 몸을 움직이고 계시나요?

마쯔모토 산책만하고 있습니다. 전 산책말고는 취미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요샌 달리기도 시작했었습니다. 2달정도 전에 그만두긴 했지만(웃음). 마라톤 대회에도 나가고 그랬어요. 아무래도 저하고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1년가까이 달렸습니다. 전 음악을 듣거나 생각에 잠기거나 하면서 걷는 건 좋아합니다만 달리면 그게 안되는지라...

타카노 마라톤은 생각하기에 적절치 않았나요?

마쯔모토 3달정도 하니까 생각할 수 있게는 되었는데 역시 3킬로 정도 지나면 점점 생각할 수 없게 되버려서요. 그게 기분좋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타카노 그래요, 생각이 안나니까 달리는 게 좋다는 사람도 있죠.


기법을 둘러싸고

타카노 마쯔모토씨는 펜은 한 종류만 써서 그리시나요?

마쯔모토 네, 그렇습니다.

타카노 그렇죠. 인물과 배경의 선이 같더라구요.

마쯔모토 네, 같습니다.

타카노 그래서 한 눈에 보면 이 선이 가까이 있는 선인지 멀리 있는 선인지 알 수가 없어요. 그래서 검은색이나 흰색이 뚝뚝 떨어진 느낌이랄까. 아, 처음엔 읽기 힘들었어요. 그런데 이 이야기 다른 사람에게 많이 들었나요?

마쯔모토 배경과 인물의 선이 같다는 지적은 2번째입니다.

타카노 읽다 보면 점점 구별이 가지만요.

마쯔모토 하지만 요즘엔 노력해서 구별하고 있습니다. 보기 힘들다는 것을 의식해서(웃음)

타카노 하지만 그 보기 힘듬이란게 다른 사람들이 머리를 짜내서 "좋아, 뒤쳐지지 말도록 노력하자"고 생각하는 부분이 아닐까요?

마쯔모토 그럴까요. 하지만 전 일부러 보기 힘들게 그리고 싶었던 게 아닌지라 최근엔 구별해서 그리고 있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타카노씨의 그림은 참 알아보기 쉽죠?

타카노 제 선은 강약이 있는 편이죠.

마쯔모토 그리고 석양이나 밤같은 것도 확실히 표현하고 있구요.

타카노 그러고 보니 핑퐁은 저녁과 밤같은 건 없는 상태네요.


마쯔모토 그렇죠. 밤이라고 하면 하늘에 먹칠하는 식이니까요. 타카노씨의 예를 들어 "아름다운 마을"("막대가 하나" 수록)의 마지막 밤 장면에서 점점 날이 밝아오는 거라든가 "병에 걸린 토모코씨"("막대가 하나"수록)의 마지막 기린맥주의 네온간판이라든가, 정말 마음에 들어서 몇번이나 보고 있는데요, 왠지 어린 시절로 돌아가 버린 것 같은 느낌이랄까, 소리나 색의 조합이나 정말 굉장하다고 생각합니다. 타카노씨는 톤을 붙일 곳과 번호같은 건 어느정도 결정하시고 밑그림에 들어가시나요?

타카노 그래요.

마쯔모토 전 그렇게 절대 안되더군요.

타카노 그렇지 않으세요?

마쯔모토 100장정도 그리면 1컷 정도 "여기에 톤을 붙일까"하는 정도인데요. 타카노씨가 톤을 쓰는 법은 상당히 독특합니다. 지정할 수가 없어요.

타카노 그렇죠(웃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경우에도 파란 연필로 선을 긋고 "이쯤에 톤을 붙여주세요"란 식으로 그려왔어요. 펜은 항상 로트링으로 그리시나요?

마쯔모토 그렇습니다.

타카노 그리고 혹시 종이는 항상 까칠까칠한 종이로 그리구요?

마쯔모토 "다케미츠자무라이"를 그리면서부터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타카노 도화지같은.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마쯔모토 타카노씨처럼 톤을 붙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전 톤을 정말 못 붙여서, "다케미츠자무라이"는 전부 먹으로 하고 있습니다.

타카노 그래요!? 아아, 그렇구나.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그러고 보니 윤곽선이 분명 먹이군요. 그러니까 도화지쪽이 옅은 먹이 더 예쁘게 칠해진다는 거군요.

마쯔모토 네. 먹으로 하니까 엄청 편해졌습니다.

타카노 붓을 가지고 먹으로 그리면, 작업자세는 정좌여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마쯔모토 전 정좌는 안합니다만(웃음). 톤을 붙이는 작업을 할때 신경질이 납니다. 그리고 톤 작업을 끝낸 그림쪽이 붙이기 전보다 매력이 없어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타카노 그렇군요.

to be continued

by 대산초어 | 2007/02/20 17:19 | 만화관련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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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망구스 at 2007/02/20 19:42
음.. 확실히. 여자를 그린다라고 생각하면서 그리면 뭐랄까. ㅋㅋ
여자입니까라고 물어볼 만한 사람이나와서 깜짝깜짝 놀라게 되더군요.
하하.
의식하지 말고 그려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네요~ 하하.
Commented by cmos at 2007/02/21 01:00
마츠모토 타이요도 자신의 그림이 일반적인 의미의 잘그린 그림은 아니다,라는 평가에 은근히 신경쓰고 있는 것 같군요. 재밌습니다 :)

근데 로트링이라는 건 펜촉이 없는 제도용 펜을 말하는 걸까요 펜촉이 달려있는 아트펜을 얘기하는 걸까요 궁금하네요.
Commented by 103rd at 2007/02/21 20:07
로트링펜은 펜촉이 없는 고급 플러스펜같은 느낌의 펜이라고 생각하심됩니다^^
요즘 보니 일제 만화용 로트링펜이 고급스럽게 온갖굵기(0.1mm~2mm)로 다 나오더군요.
덕분에 비싸지만, 요즘 마츠모토 타이요의 영향을 받은 많은 지망생들이 로트링펜을 씁디다, 로트링이 편해서 쓰는사람도 있지만...주력으로 쓰는사람들 대부분이 마츠모토 타이요영향을 받았다고(자기입으로) 말하더군요.
Commented by cmos at 2007/02/21 21:09
로트링에 만화용으로 펜촉달린 '아트펜'이란 게 있어서 물어봤어요. 그게 꼭 만화용인지는 모르겠지만 만화용품점에서 팔길래 ㅎㅎ. 마츠모토 타이요는 펜촉없는 제도용을 쓰나보군요.
로트링은 독일회사이름이죠. 일본에선 만화용 잉크펜을 주로 멀티라이너라 부르더군요. 로트링제도용펜이랑은 펜끝이 약간 다르지만..
Commented by sddt at 2007/02/21 21:30
아아, 덕분에 좋은걸 알아 버렸네요. 한번 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로트링펜이라.
마쯔모토 타이요 선생의 만화책을 연령별로(저도 꽤 열심히입니다. 타이요 선생을 알리기위해;;)보여준 적이 있는데...다들 "어린애 그림같아!"라고 하더군요. 심지어 초등학교 저학년인 사촌동생들조차;
한컷한컷 배경도 인물도 정말 예쁜데...그래도 저는 책만 시원시원 나와준다면야 괜찮습니다! 한국어판으로요...
Commented by labi at 2007/02/22 16:52
끄아악! 이노우에 산타가 마츠모토 타이요 사촌이에요? 처음 뵙겠습니다;;; 놀라서 달게 되네요;;
이게 대체 왠일;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7/02/23 00:24
망구스// 타이요 선생답지 않게(?) 요즘은 여자를 잘 그리시더군요.

cmos// 또 은근히 자기 그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건 뒷부분을 보시면 동감하실겁니다.

103rd// 그렇군요. 옮기면서도 뭔소린가 싶었는데, 감사합니다.

sddt// 아마 쇼각칸에서 나온 단행본은 전부 나오지 않을까 싶으니 기다리시면 될 겁니다.

labi// 전 그것보다 쿠메타 코지가 마쯔모토 타이요의 대학, 동아리 동기란 걸 알고 더 놀랐습니다만^^.

Commented by 망구스 at 2007/02/23 20:27
그러게 말입니다. 젠장.. 전 여전히 여자는 털썩 수준입니다.
크악.

로트링펜은 저같은 경우는 배경에 자를 쓸때 쓰는 도구정도 인데.
선맛이 지글 지글한게 좋습니다만.(비싸서 덜덜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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