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3월 20일
여자에게 있어서 <만화의 길>(2)
여자들의 일과 파트너
타카노 또 이야기하지만, 직업은 하나 더 가지고 있는 게 좋아(웃음). 아니면, 보통 사람으로 돌아갈 준비는 하는 게 좋지.
나나난 아, 전 이제 안될 것 같아요.
타카노 아! 늦은 거야?
나나난 글쎄요, 좋은 작품을 남기기 위해선 자유분방해야 한다는 걸 이미 주입받아서. 사람에게 따른다고 할까, 시간을 정해서 뭔가를 한다는 것이 이젠 안돼요. 그래서 처음 단행본이 나왔을 때에, 인세 어디다 쓸 거냐고 누가 물어봤는데, 저금해서 맨션산다고 해서 비웃음을 샀지만, 맨션을 산다는 건 언제 만화가로 밥을 먹고 살 수 없게 되어도 살 곳만 확보되면 어지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생활할 수 있다는 안전보장이었죠.
타카노 그래, 내 "손에 직업"이란 것과 마찬가지구나. 맨션이라는 방법도 있군. 하지만 돈도 모으지 않고 무모하게 해나가는 사람도 있지. 일부러 도망갈 길을 막으려고.
나나난 그건 전 무섭던데요. 만화라는 건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시작하는 거니까 아무리 기다려도 발상이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타카노 그래, 그렇지
나나난 도망갈 길을 막으면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할지도
타카노 옛날에 오토모 카츠히로씨에게 영화일만 해서 만화 원고 의뢰가 들어오지 않게 되면 어떡하냐고 물어봤어. 그랬더니 "괜찮아, 반드시 실릴 만화 24페이지를 펜선까지 전부 넣어서 내가 들고 간다"라고 대답하셨어. 난 오토모씨처럼 사람들이 반드시 읽고 싶어할 만화를 그릴 자신은 없어. 자신이 그리고 싶은 거라면 그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읽고 싶은 만화까진 생각이 닿지 않더군.
나나난 저도 그래요. 스스로 "이건 완벽해!"라고 말할 수 있는 걸 그릴 자신은 있지만, 그걸 옆에서 보면 모두가 살 지 어떨 지는 모르겠어요. 다른 사람이 재미있다고 말해도 스스로가 납득하지 않으면 기쁘지 않고,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으면 다른 사람이 재미없다고 해도 괜찮아요.
타카노 자신과 다른 사람의 의견이 다를 때엔?
나나난 다른 사람 전부가 "노"라고 하는 건 아닐테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 "그 작품은 이해가 안가"라든가 "그건 좀 태작이던데"라는 소리를 들어도 제가 엄청 마음에 들어하는 작품이라면 전혀 아무렇지 않아요.
타카노 조금 의견이 갈라지네, 난 역시 다른 사람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돼. 아무렇지 않지 않아. 아파.
나나난 상대와 자신의 감성이 맞지 않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타카노 내 감성에 상대를 맞춰야지, 하고 생각하고 그렸는데 상대가 꼼짝도 안하면 역시 내 잘못이라고 생각할거야.
나나난 타카노씨 남편분되시는 아키야마씨는 제 개그만화 담당편집자신데 연애만화가 아키야마씨에게 "이해가 안돼"라는 소리를 들으면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개그만화를 보였는데 웃지 않으면 재능이 없는 거 아닐까하고 아연할 것 같아요.
타카노 분명히 모든 사람을 한 개개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특별히 누군가 이사람에겐 이 만화를 이해받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그린 건 있어. 하지만 나나난은 혼자 맨션에서 살지?
나나난 가능하면 혼자가 아닌 쪽이 좋죠(웃음). 예를 들어 타카노씨와 아키야마씨의 관계처럼, 그런 식으로 그린 걸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상대가 아니라면 함께 살고 싶지 않아요.
타카노 어머, 반대라고 생각했어. 나나난의 상대는 이런 세계완 아무 관계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나난 그렇게도 해봤는데 짜증만 나더라구요(쓴 웃음). 역시 맞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고르고 고르다보니 혼자가 되었죠.
타카노 나나난의 경우는 블루 컬러...
나나난 으아! 옛생각이 나네요. 블루 컬러계하고 사귀고 있을땐, 엄청 열정적인 사람이어서 정말 <지켜 줄게!>란 식으로 엄청 남성스러웠어요. 그래서 이쪽도 편해서 "난 만화가이기 이전에 여자였어"란 생각이 들었는데(웃음). 그 사람은 제가 만화를 그리고 있는, 일을 하고 있는 자세를 좋아한다고 말해서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잘 생각해보니 그 사람은 일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좋아하는 것 뿐이고 제 만화 자체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어요. 그랬더니 엄청 싫어지더군요, "전혀 이해 못하잖아"하구요.
타카노 하지만 자신의 일을 이해하는지 어떤지로 고르다니, 이해해주는 사람을 찾는 게 힘든데말야. 거꾸로 전부 이해하는 것도 그리 재미있지 않을지도 몰라. 안타까울 때도 있고 말이지, 하하하.
나나난 많이 친한 사람에게 "재미없어"란 소리를 들으면 기쁘죠, 잘 말해줬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지만 별로 안 친한 사람한테 그런 말을 들으면 "으아, 시끄러워!" 이런 기분이 돼요. 하지만 다른 사람 의견을 듣는 것도 어렵죠. 데뷔한지 얼마 안 되었을때엔 편집부 사람이 말하는 것에 맞춰서 그린 부분이 있었는데 이제 와서 보면 그래서 실패작이 되었다는 걸 알지만 당시엔 그래도 열심히 맞춰서 그렸어요. 실패작이긴 하지만 솔직한 작품인데 그 때의 만화는 단행본에 수록하지 않았죠. 타카노씨는 처음부터 편집부에 맞추거나 편집부를 무서워하거나 하지 않았나요?
타카노 아, 나나난과 데뷔가 달라서 그런지 전혀 무섭지 않았어. 동인지 시절의 인연으로 월간정보지의 외주편집부에서 전화 담당을 3년정도 했었어. 편집자가 어떤건지 그때 많이 배웠지. 간호부를 그만두었을때 데뷔는 했지만 아직 한 달에 6페이지정도밖에 그리지 않았거든. 그래서 전화 담당을 하면서 만화를 그려도 괜찮다고 해서 급료를 받고 사원이 되었어. 근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나 꽤 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 안 들어? 들지.
나나난 예, 들어요. 전 편집자에게 미움받으면 끝장이라고 생각했었죠(웃음). 단행본을 한 두권 정도 냈을때, 어떤 주간지 편집자가 제게 스토리성있는 팔릴만한 걸 그리게 하고 싶어 했는지 시부야의 여고생과 스모선수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겠냐고 갑자기 들고 와서 진짜 의욕이 안생겨서 거절했었죠.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전혀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갑자기 이야기를 들고 와서 자, 팔려라하는 태도에 거부반응이 있었어요. 저도 그렇게 무리하면서 인기있고 싶지는 않아요.
타카노 아, 그래. 돈은 벌고 싶지 않아?
나나난 돈은 있으면 좋겠지만 생활할 수 있을 정도만 보증되면 괜찮을까. 헌책방에 들어갈 정도로 막 팔리는 것보다 조금 팔리더라도 책장에 계속 남아있었으면 좋겠어요.
타카노 헌책방에 들어가는 건 싫고, 소중하게 보관되는 쪽이 좋아?
나나난 헌책방에 있으면 한 번 읽고 버린다는 느낌이 들어서 싫어요.
타카노 난 의외로 버려져도 괜찮아. 나나난은 원고를 듀랄루민 케이스에 넣는다고 그랬지 않아? 그런 부분은 내겐 없어.
나나난 전에 타카노씨가 일기를 버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웃음).
타카노 버렸지, 이번에. 난 내 만화가 거품같은 거라고 생각해. 실패해서 태작이 되어버렸을 때엔 그리지 않은 걸로 한다는 마지막 선택지가 있어. 그걸 위해선 자신이 그린 걸 언제든지 없었던 걸로 만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안된다는거야. 버리면 "어, 만화요? 그런 거 저 안그렸거든요"하고 말할 수 있지 않겠어(웃음)? 듀랄루민 케이스에 넣어 둔다든가 하는 발상을 해 본적이 없어. 일기도 싫어(웃음).
나나난 그렇구나. 지금 새로운 바람이 제 안에 불었어요(웃음).
타카노 만화란 건 거품이야.
나나난 전 발자국이라고 생각하니까요. 눈 덮힌 산에 올라갈때 생기는 한 걸음 같은 이미지로 그 한 걸음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다는 식으로 생각했었으니까(웃음).
타카노 그런 걸 뒤돌아보면 정신이 아득해질거야.
나나난 전 항상 뒤만 돌아보고 걸음 수도 항상 세고 그래요.
타카노 아, 그런데 나나난이 그런 식으로 진지하게 말하는 걸 듣고 있자니, 그런 생각이 들어. 지난 주에 오토모씨랑 만났을 때에 "거품이에요"라고 단언했는데 그렇게 생각하고 싶을 뿐일지도 모르겠어.
나나난 전 꽤 자화자찬 타입이라 "여기까지 열심히 잘도 왔구나"하고 생각하는 걸 좋아해요(웃음).
타카노 하지만 자기 만화라도 재미없는 걸 보면 "이건 아닌데"하고 생각하고 그러지?
나나난 그러니까 단행본에 수록안되는 작품이 꽤 있어요. 이젠 없던 작품으로 되어버렸죠(웃음).
타카노 자신의 일을 거품처럼 생각하는 건 아무래도 간호부란 직업과 비교할 수 없다고 할까 그런 면이 있어서야. 역시 현실적인 쪽이 강하다는 느낌이지.
나나난 가끔 마감이 아슬아슬할 때에 "다른 사람이 심심풀이로 읽는 것에 목숨걸고 있다니 나 뭐하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이거 그려봤자 뒹굴거리면서 읽을텐데 어질어질해하면서 그리고 있는 나라는 인간은...하는 생각이 들면 "이게 직업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타카노 하지만 그렇게 말하니까 부모에게 자랑할 수 있는 직업이란 건 그리 많지 않네. 예를 들어 나츠메 소세키나 타니자키 준이치로같은 문호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떳떳하게 글쓰고 있었나요?"라고 인터뷰하면 "글쎄올시다"라고 대답할지도 모르지(웃음)
타카노 또 이야기하지만, 직업은 하나 더 가지고 있는 게 좋아(웃음). 아니면, 보통 사람으로 돌아갈 준비는 하는 게 좋지.
나나난 아, 전 이제 안될 것 같아요.
타카노 아! 늦은 거야?
나나난 글쎄요, 좋은 작품을 남기기 위해선 자유분방해야 한다는 걸 이미 주입받아서. 사람에게 따른다고 할까, 시간을 정해서 뭔가를 한다는 것이 이젠 안돼요. 그래서 처음 단행본이 나왔을 때에, 인세 어디다 쓸 거냐고 누가 물어봤는데, 저금해서 맨션산다고 해서 비웃음을 샀지만, 맨션을 산다는 건 언제 만화가로 밥을 먹고 살 수 없게 되어도 살 곳만 확보되면 어지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생활할 수 있다는 안전보장이었죠.
타카노 그래, 내 "손에 직업"이란 것과 마찬가지구나. 맨션이라는 방법도 있군. 하지만 돈도 모으지 않고 무모하게 해나가는 사람도 있지. 일부러 도망갈 길을 막으려고.
나나난 그건 전 무섭던데요. 만화라는 건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시작하는 거니까 아무리 기다려도 발상이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타카노 그래, 그렇지
나나난 도망갈 길을 막으면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할지도
타카노 옛날에 오토모 카츠히로씨에게 영화일만 해서 만화 원고 의뢰가 들어오지 않게 되면 어떡하냐고 물어봤어. 그랬더니 "괜찮아, 반드시 실릴 만화 24페이지를 펜선까지 전부 넣어서 내가 들고 간다"라고 대답하셨어. 난 오토모씨처럼 사람들이 반드시 읽고 싶어할 만화를 그릴 자신은 없어. 자신이 그리고 싶은 거라면 그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읽고 싶은 만화까진 생각이 닿지 않더군.
나나난 저도 그래요. 스스로 "이건 완벽해!"라고 말할 수 있는 걸 그릴 자신은 있지만, 그걸 옆에서 보면 모두가 살 지 어떨 지는 모르겠어요. 다른 사람이 재미있다고 말해도 스스로가 납득하지 않으면 기쁘지 않고,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으면 다른 사람이 재미없다고 해도 괜찮아요.
타카노 자신과 다른 사람의 의견이 다를 때엔?
나나난 다른 사람 전부가 "노"라고 하는 건 아닐테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 "그 작품은 이해가 안가"라든가 "그건 좀 태작이던데"라는 소리를 들어도 제가 엄청 마음에 들어하는 작품이라면 전혀 아무렇지 않아요.
타카노 조금 의견이 갈라지네, 난 역시 다른 사람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돼. 아무렇지 않지 않아. 아파.
나나난 상대와 자신의 감성이 맞지 않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타카노 내 감성에 상대를 맞춰야지, 하고 생각하고 그렸는데 상대가 꼼짝도 안하면 역시 내 잘못이라고 생각할거야.
나나난 타카노씨 남편분되시는 아키야마씨는 제 개그만화 담당편집자신데 연애만화가 아키야마씨에게 "이해가 안돼"라는 소리를 들으면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개그만화를 보였는데 웃지 않으면 재능이 없는 거 아닐까하고 아연할 것 같아요.
타카노 분명히 모든 사람을 한 개개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특별히 누군가 이사람에겐 이 만화를 이해받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그린 건 있어. 하지만 나나난은 혼자 맨션에서 살지?
나나난 가능하면 혼자가 아닌 쪽이 좋죠(웃음). 예를 들어 타카노씨와 아키야마씨의 관계처럼, 그런 식으로 그린 걸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상대가 아니라면 함께 살고 싶지 않아요.
타카노 어머, 반대라고 생각했어. 나나난의 상대는 이런 세계완 아무 관계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나난 그렇게도 해봤는데 짜증만 나더라구요(쓴 웃음). 역시 맞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고르고 고르다보니 혼자가 되었죠.
타카노 나나난의 경우는 블루 컬러...
나나난 으아! 옛생각이 나네요. 블루 컬러계하고 사귀고 있을땐, 엄청 열정적인 사람이어서 정말 <지켜 줄게!>란 식으로 엄청 남성스러웠어요. 그래서 이쪽도 편해서 "난 만화가이기 이전에 여자였어"란 생각이 들었는데(웃음). 그 사람은 제가 만화를 그리고 있는, 일을 하고 있는 자세를 좋아한다고 말해서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잘 생각해보니 그 사람은 일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좋아하는 것 뿐이고 제 만화 자체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어요. 그랬더니 엄청 싫어지더군요, "전혀 이해 못하잖아"하구요.
타카노 하지만 자신의 일을 이해하는지 어떤지로 고르다니, 이해해주는 사람을 찾는 게 힘든데말야. 거꾸로 전부 이해하는 것도 그리 재미있지 않을지도 몰라. 안타까울 때도 있고 말이지, 하하하.
나나난 많이 친한 사람에게 "재미없어"란 소리를 들으면 기쁘죠, 잘 말해줬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지만 별로 안 친한 사람한테 그런 말을 들으면 "으아, 시끄러워!" 이런 기분이 돼요. 하지만 다른 사람 의견을 듣는 것도 어렵죠. 데뷔한지 얼마 안 되었을때엔 편집부 사람이 말하는 것에 맞춰서 그린 부분이 있었는데 이제 와서 보면 그래서 실패작이 되었다는 걸 알지만 당시엔 그래도 열심히 맞춰서 그렸어요. 실패작이긴 하지만 솔직한 작품인데 그 때의 만화는 단행본에 수록하지 않았죠. 타카노씨는 처음부터 편집부에 맞추거나 편집부를 무서워하거나 하지 않았나요?
타카노 아, 나나난과 데뷔가 달라서 그런지 전혀 무섭지 않았어. 동인지 시절의 인연으로 월간정보지의 외주편집부에서 전화 담당을 3년정도 했었어. 편집자가 어떤건지 그때 많이 배웠지. 간호부를 그만두었을때 데뷔는 했지만 아직 한 달에 6페이지정도밖에 그리지 않았거든. 그래서 전화 담당을 하면서 만화를 그려도 괜찮다고 해서 급료를 받고 사원이 되었어. 근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나 꽤 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 안 들어? 들지.나나난 예, 들어요. 전 편집자에게 미움받으면 끝장이라고 생각했었죠(웃음). 단행본을 한 두권 정도 냈을때, 어떤 주간지 편집자가 제게 스토리성있는 팔릴만한 걸 그리게 하고 싶어 했는지 시부야의 여고생과 스모선수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겠냐고 갑자기 들고 와서 진짜 의욕이 안생겨서 거절했었죠.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전혀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갑자기 이야기를 들고 와서 자, 팔려라하는 태도에 거부반응이 있었어요. 저도 그렇게 무리하면서 인기있고 싶지는 않아요.
타카노 아, 그래. 돈은 벌고 싶지 않아?
나나난 돈은 있으면 좋겠지만 생활할 수 있을 정도만 보증되면 괜찮을까. 헌책방에 들어갈 정도로 막 팔리는 것보다 조금 팔리더라도 책장에 계속 남아있었으면 좋겠어요.
타카노 헌책방에 들어가는 건 싫고, 소중하게 보관되는 쪽이 좋아?
나나난 헌책방에 있으면 한 번 읽고 버린다는 느낌이 들어서 싫어요.
타카노 난 의외로 버려져도 괜찮아. 나나난은 원고를 듀랄루민 케이스에 넣는다고 그랬지 않아? 그런 부분은 내겐 없어.
나나난 전에 타카노씨가 일기를 버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웃음).
타카노 버렸지, 이번에. 난 내 만화가 거품같은 거라고 생각해. 실패해서 태작이 되어버렸을 때엔 그리지 않은 걸로 한다는 마지막 선택지가 있어. 그걸 위해선 자신이 그린 걸 언제든지 없었던 걸로 만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안된다는거야. 버리면 "어, 만화요? 그런 거 저 안그렸거든요"하고 말할 수 있지 않겠어(웃음)? 듀랄루민 케이스에 넣어 둔다든가 하는 발상을 해 본적이 없어. 일기도 싫어(웃음).
나나난 그렇구나. 지금 새로운 바람이 제 안에 불었어요(웃음).
타카노 만화란 건 거품이야.
나나난 전 발자국이라고 생각하니까요. 눈 덮힌 산에 올라갈때 생기는 한 걸음 같은 이미지로 그 한 걸음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다는 식으로 생각했었으니까(웃음).
타카노 그런 걸 뒤돌아보면 정신이 아득해질거야.
나나난 전 항상 뒤만 돌아보고 걸음 수도 항상 세고 그래요.
타카노 아, 그런데 나나난이 그런 식으로 진지하게 말하는 걸 듣고 있자니, 그런 생각이 들어. 지난 주에 오토모씨랑 만났을 때에 "거품이에요"라고 단언했는데 그렇게 생각하고 싶을 뿐일지도 모르겠어.
나나난 전 꽤 자화자찬 타입이라 "여기까지 열심히 잘도 왔구나"하고 생각하는 걸 좋아해요(웃음).
타카노 하지만 자기 만화라도 재미없는 걸 보면 "이건 아닌데"하고 생각하고 그러지?
나나난 그러니까 단행본에 수록안되는 작품이 꽤 있어요. 이젠 없던 작품으로 되어버렸죠(웃음).
타카노 자신의 일을 거품처럼 생각하는 건 아무래도 간호부란 직업과 비교할 수 없다고 할까 그런 면이 있어서야. 역시 현실적인 쪽이 강하다는 느낌이지.
나나난 가끔 마감이 아슬아슬할 때에 "다른 사람이 심심풀이로 읽는 것에 목숨걸고 있다니 나 뭐하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이거 그려봤자 뒹굴거리면서 읽을텐데 어질어질해하면서 그리고 있는 나라는 인간은...하는 생각이 들면 "이게 직업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타카노 하지만 그렇게 말하니까 부모에게 자랑할 수 있는 직업이란 건 그리 많지 않네. 예를 들어 나츠메 소세키나 타니자키 준이치로같은 문호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떳떳하게 글쓰고 있었나요?"라고 인터뷰하면 "글쎄올시다"라고 대답할지도 모르지(웃음)
# by | 2007/03/20 11:40 | 만화관련 | 트랙백 | 덧글(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읽어보면서 몇번이나 고개를 끄덕였는지.
샤르// ....어렵죠. 부모님에게 자랑할만한 직업을 얻는다는 게...
느루// 창조물은 창조주를 닮게 되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