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그리기, 여럿이 그리기
타카노 오토모 선배는 원고 펑크내는 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 요즘엔 펑크도 OK랍니다(웃음). 못하면 못하는대로 OK. 단, 그걸로 욕먹는 건 각오하고. "정말 힘들었다고" 하고 변호해 줄 사람은 없음. 그렇게 OK. 실컷 욕먹고, 제대로 사과하면 OK.
오토모 OK구나(웃음). 대담하군.
타카노 이젠 미완도 신경쓰지 않아요. 펑크 OK, 미완도 OK(웃음).
오토모 그거 너무하는 걸(웃음).
타카노 하지만 과정이 즐거웠다면 결론이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오토모 글쎄. 실은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생각하는데, 반성은 해야지(웃음). 근데 나도 '이거 완성이 안 돼서 그렇지 완성되면 재밌어' 이런 말을 자주 하니까(웃음).
타카노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도 미완인데 하는 생각도 들어요. 아, 너무 뻔뻔한가? (나랑) 같이 취급하면(웃음).
오토모 근데 '펑크'라는 건 연재 같은 걸 하는 사람이 쓰는 말이지, 타카노의 경우엔 거의 다 단독 작품이잖아.
타카노 연재하고 있다고 해도, 펑크내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오토모 이 이야기는 깊이 들어가고 싶지 않아(웃음).
타카노 그럼, 이야기를 돌려서 오토모 선배는 혼자 그리는 거랑 여럿이 그리는 거랑 다르다고 생각해요?
오토모 그건 어시스턴트를 쓰나 안 쓰나 그 이야기야?
타카노 네. 애니메이션화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어시스턴트를 쓰는 것과 혼자서 그리는 것이 뭐가 다를까요?
오토모 'AKIRA'를 그릴 때엔 어느 정도 양이 있고, 밀도가 있고 길다는 게 테마였기에 그걸 혼자서 하는 건 힘드니까 어시스턴트를 썼지. 만약 지금 내가 다시 만화를 그린다면 어시스턴트를 쓰지 않을 거야. 혼자서 그리고 싶어.
타카노 초기의 'BOOGIE WOOGIE WALTZ' 'GOOD WEATHER' 시절엔 혼자서 배경같은 것도 다 그리고 그러셨죠?
오토모 난 그걸로 먹고 살아야 했으니까 한 달에 하나는 그리지 않으면 안 돼서 마무리할 때에 잠깐 도움을 받고 그런 적은 있지만 어시스턴트를 써서 작품을 양산하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없었어. 'AKIRA' 시절엔 그렇게 한 번 해볼까 해서 그렸고. 지금 만화라는 게 어시스턴트를 잔뜩 써서 요란하게 그리는 느낌이 있지만, 그것관 별도로 학생 동아리같이 다른 즐거움이 있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지. 근데 혼자 그리는 사람이 늘어서 다양해졌지.
타카노 점프 같은 주간지의 경우 데뷔 때부터 당연한 듯이 어시스턴트를 붙이고 그러지만 그것과는 다른 스타일의 만화, 혼자서 그리는 게 더 낫다는 사람도 늘었지요.
오토모 옛날 가로나 COM 시절엔 개인적인 작품을 그리는 작가가 꽤나 많았는데 그 뒤에 점프가 대량생산 시대를 열고, 다시 애프터눈 같은 청년지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이상한 곳을 찾아내서 거기에서 이상한 사람이 나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곤 해. 그 작가들은 다 어시스턴트를 쓰지 않고 혼자서 그리고 있지. 뭐, 그것이 건전하단 느낌은 들어. 한편으론 인기있는 녀석들이 마구 그려대서 돈을 벌어다 주지 않으면 그런 모험적인 작품도 낼 수 없게 될 테니까 그건 그거대로 좋은 일이고.
타카노 아, 그건 제 남편도 자주 하는 말이에요. 제 남편은 '더 파이팅', '수라의 문' 같은 작품을 좋아해요.
오토모 그러니까 우린 그런 인기있는 사람들 신세를 지고 있는 셈이지.
타카노 그렇군요. 호호호.
to be continued
타카노 오토모 선배는 원고 펑크내는 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 요즘엔 펑크도 OK랍니다(웃음). 못하면 못하는대로 OK. 단, 그걸로 욕먹는 건 각오하고. "정말 힘들었다고" 하고 변호해 줄 사람은 없음. 그렇게 OK. 실컷 욕먹고, 제대로 사과하면 OK.
오토모 OK구나(웃음). 대담하군.
타카노 이젠 미완도 신경쓰지 않아요. 펑크 OK, 미완도 OK(웃음).
오토모 그거 너무하는 걸(웃음).
타카노 하지만 과정이 즐거웠다면 결론이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오토모 글쎄. 실은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생각하는데, 반성은 해야지(웃음). 근데 나도 '이거 완성이 안 돼서 그렇지 완성되면 재밌어' 이런 말을 자주 하니까(웃음).
타카노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도 미완인데 하는 생각도 들어요. 아, 너무 뻔뻔한가? (나랑) 같이 취급하면(웃음).
오토모 근데 '펑크'라는 건 연재 같은 걸 하는 사람이 쓰는 말이지, 타카노의 경우엔 거의 다 단독 작품이잖아.
타카노 연재하고 있다고 해도, 펑크내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오토모 이 이야기는 깊이 들어가고 싶지 않아(웃음).
타카노 그럼, 이야기를 돌려서 오토모 선배는 혼자 그리는 거랑 여럿이 그리는 거랑 다르다고 생각해요?
오토모 그건 어시스턴트를 쓰나 안 쓰나 그 이야기야?
타카노 네. 애니메이션화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어시스턴트를 쓰는 것과 혼자서 그리는 것이 뭐가 다를까요?
오토모 'AKIRA'를 그릴 때엔 어느 정도 양이 있고, 밀도가 있고 길다는 게 테마였기에 그걸 혼자서 하는 건 힘드니까 어시스턴트를 썼지. 만약 지금 내가 다시 만화를 그린다면 어시스턴트를 쓰지 않을 거야. 혼자서 그리고 싶어.
타카노 초기의 'BOOGIE WOOGIE WALTZ' 'GOOD WEATHER' 시절엔 혼자서 배경같은 것도 다 그리고 그러셨죠?
오토모 난 그걸로 먹고 살아야 했으니까 한 달에 하나는 그리지 않으면 안 돼서 마무리할 때에 잠깐 도움을 받고 그런 적은 있지만 어시스턴트를 써서 작품을 양산하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없었어. 'AKIRA' 시절엔 그렇게 한 번 해볼까 해서 그렸고. 지금 만화라는 게 어시스턴트를 잔뜩 써서 요란하게 그리는 느낌이 있지만, 그것관 별도로 학생 동아리같이 다른 즐거움이 있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지. 근데 혼자 그리는 사람이 늘어서 다양해졌지.
타카노 점프 같은 주간지의 경우 데뷔 때부터 당연한 듯이 어시스턴트를 붙이고 그러지만 그것과는 다른 스타일의 만화, 혼자서 그리는 게 더 낫다는 사람도 늘었지요.
오토모 옛날 가로나 COM 시절엔 개인적인 작품을 그리는 작가가 꽤나 많았는데 그 뒤에 점프가 대량생산 시대를 열고, 다시 애프터눈 같은 청년지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이상한 곳을 찾아내서 거기에서 이상한 사람이 나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곤 해. 그 작가들은 다 어시스턴트를 쓰지 않고 혼자서 그리고 있지. 뭐, 그것이 건전하단 느낌은 들어. 한편으론 인기있는 녀석들이 마구 그려대서 돈을 벌어다 주지 않으면 그런 모험적인 작품도 낼 수 없게 될 테니까 그건 그거대로 좋은 일이고.
타카노 아, 그건 제 남편도 자주 하는 말이에요. 제 남편은 '더 파이팅', '수라의 문' 같은 작품을 좋아해요.
오토모 그러니까 우린 그런 인기있는 사람들 신세를 지고 있는 셈이지.
타카노 그렇군요. 호호호.
to be continued




덧글
히무자 2008/03/06 14:13 # 삭제 답글
대중적인 만화에 대한 담백한 의견이로군요. 사실은 사실인지라 할 말을 잃었습니다......눈의엘프 2008/03/06 20:20 # 답글
아아 도움이 되는 내용이네요 . ;_; 멍한 상태였는데, 조금이나마 정신이 돌아오는 느낌;대산초어 2008/03/07 00:23 # 답글
히무자// 요시나가 후미도 비슷한 말을 하더군요. 'Nana'가 팔려야 자기 작품도 팔리게 된다고...눈의엘프// 도움이 된다니 다행입니다^^.
머리핀 2008/03/07 00:41 # 삭제 답글
만화를 혼자그리려고 준비하고 있는 학생으로써 참 재미있는 글이네요 ㅎㅎ우리나라에도 많이 팔리는 만화가 나와주었으면 ㅎㅎㅎ
솔 2008/03/07 06:35 # 삭제 답글
동감이에요. 많이 팔리는 만화가 혼자 그리는 만화를 죽이는 게 아니라 공생시키는 체계가 가능한 일본 만화 안에선, 두 가지 만화를 동시에 읽는 독자들도 많겠지요. 쉬운 취향과 어려운 취향의 사이좋은 공존은 이상적이에요.대산초어 2008/03/07 11:31 # 답글
머리핀// '원피스'같은 메가 히트작이 나오면 만화계가 확 살 텐데 말입니다.솔// 우리나라가 저렇게 되려면 얼마나 있어야 될까요... 좀 아득하게 느껴지네요.
과객 2008/03/07 14:56 # 삭제 답글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글이네요. 확실히 대중적인 작품의 수요가 충분해야 마이너한 작품의 수요도 어느정도 생긴다는 게...공감합니다. 우리나라도 만화수요가 충분하고 꾸준했으면 좋겠는데...정말 부러운 점이에요.
대산초어 2008/03/08 21:50 # 답글
과객// 일단 시장 규모가 커야 다양한 작품이 나올 수 있겠죠. 우리나라의 경우, 요새 보면 오히려 작아지는 것 같아서 답답한 느낌이 듭니다.백삼 2008/03/08 21:57 # 삭제 답글
당연하지만 왠지 조심하게 되는 말들을 쉽게 할 수 있는 분들이에요 ㅠㅠ딩 2008/03/17 19:36 # 삭제 답글
즐겁게 읽었습니다....^^대산초어 2008/03/18 00:58 # 답글
백삼// 그렇죠. 두 분 다 내공이 장난이 아니신지라...딩// 다음 분량도 작업 중입니다^^. 이번 주 중에 올릴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