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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읽은 만화들

안녕, 절망선생 13/ 쿠메타 코우지/ 코단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항상 그대로인 절망선생입니다.
이번엔 특별하게 재미있는 소재가 별로 없었네요.
이번 권에도 세키우츠 마리아 타로(헥헥...)가 위험한 발언을 했기에
예민한 분이시라면 눈쌀을 치푸리게 되실 듯.

크로스 게임 12/ 아다치 미츠루/ 쇼각칸
야구가 별로 안 나와서 이번 권은 맥이 좀 빠지더군요.
너무 이른 판단일지도 모르지만 이번 작품에선 아다치가
연애 이야기를 그리는 데 실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즈마 보는 재미로 그럭저럭 페이지를 넘기고 있네요.
다음 권부턴 제대로 야구를 그려줬으면 합니다.

왓치맨 1-2/ 앨런 무어, 데이브 기본즈/ 시공사
나온 걸 보고 제 눈을 의심했었네요. 당연히 보자마자 질렀습니다.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가면 쓴 자경단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1980년대 중반 작품인데 이야기의 결말은 묘하게 9 11 테러를 연상시키는 면이 있어서 살짝 전율이...
(이건 저만 그런가요?)

죽음의 행군/ 장 클로드 갈, 장 피에르 디오네, 피카레, 빌 맨틀로/ 문학동네
드디어 재판이 나왔네요. 나중에 구하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다가
결국 못 구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대성당의 비밀', '정복자의 군대', '아른의 복수'의 세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데
다 재미있지만 '아른의 복수'가 특히 좋았습니다.
너무 많은 상징이 담겨있어서 읽는데 애로사항이 꽃피지만
그 애로사항을 감수할 만한 작품이지요.
권말에 친절한 해설글이 있어서 다행이네요^^.

자학의 시/ 고다 요시이에/ 다케쇼보
대단하네요. 결말에 이르러선 도저히 눈물을 참을 수가 없더군요.
안 보셨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이렇게 끝내면 아쉬우니 예전에 모처(...)에 썼던
'자학의 시'의 마지막 장면에 대한 병맛글을 첨부합니다.
병맛인 거 저도 아니까 까지 마셈.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만화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하자면
모리타 유키에란 불행하기 짝이 없는 여자의 일생을 다룬 4컷 개그만화(?)라고 할 수 있다.
어머니는 어렸을 때 집을 나가서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고
아버지는 빚쟁이에게 맞고 다니는 주제에 항상 도박에만 빠져사는 무능력자다.
아버지는 허영쟁이 호스티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은행을 털다 잡히고
유키에는 '은행강도의 딸'이란 손가락질을 받지 않기 위해서
고교를 중퇴하고 도쿄로 상경한다.
그때 마지막으로 배웅해 주었던 친구가 위에 등장하는 쿠마모토다.

-도쿄로 나온 유키에는 바닥 생활을 전전하다가 하야마 이사오란 야쿠자랑 살게 되는데
이 하야마 이사오란 사나이도 도박과 술에 빠져있는 무능력자다.(아버지와 달리 싸움은 잘한다)
유키에는 식당에서 일하며 이사오랑 함께 살아간다.
이사오는 무능력하고 툭하면 밥상을 엎고 그러지만 유키에는 변함없이 그를 사랑하며 헌신한다.

-그러다 유키에는 임신을 하게 되고 기억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리게 된다.
이사오는 여전히 무능하지만 유키에를 사랑하는 것 같긴 하고 결국 둘은 정식 부부가 된다.
그렇게 출산을 준비하는 중에 유키에는 쿠마모토의 전화를 받고
도쿄역에서 그녀와 재회한다.<-위에 나온 마지막 장면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주인공인 유키에는 삶에 있어
행복과 불행을 초월한 일종의 확신을 가지게 된다.
이 "인생엔 분명히 의미가 있다"는 확신은 냉소적인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사기 딱 좋지만
이런 확신이야말로 삶에 숭고함을 부여해주는 것이다.
유키에의 삶은 겉보기엔 보잘 것 없고, 비참할지도 모르지만
그 어떤 사람의 삶보다 위대하게 느껴진다.
이 장면을 보고 내가 눈물을 흘렸던 건 슬퍼서, 가여워서가 아니라
그 굳건한 확신, 삶에 대한 낙관에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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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산초어 | 2008/06/12 00:11 | 만화관련 | 트랙백 | 덧글(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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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하얀까망 at 2008/06/12 01:23
윽..ㅠㅠㅠ 설명만 읽어도 뭔가 뭉클해 지네요ㅠㅠ.. 인생엔 분명히 의미가 있다 라니... 아아...ㅠㅠㅠㅠㅠㅠㅠ왠지 저 문장으로 치유받는 느낌이..ㅠㅠㅠㅠㅠㅠㅠㅠ
절망성생은 여전한게 변함이 없어서 참... 그것도 나름 대단한듯...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8/06/12 12:50
'자학의 시'는 정말 대단한 만화니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절망선생'...은 아마 200권이 넘어도 계속 똑같을 듯...
Commented by janejane at 2008/06/12 03:19
이시카와 준씨의 책(만화의 시간...이던가요?)에 소개된 만화네요. 아~보고싶다.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8/06/12 12:52
네, 그 책에 나왔었죠. 이시카와 준 씨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작품을 알아보는 눈엔 정말 경탄을 금할 수가 없네요. 거기서 슬쩍 소개된 작가들이 나중에 개화하는 것을 보면. 단, 그걸 말로 잘 설명하지 못한다는 게 좀 안습...
Commented by 뎡야 at 2008/06/12 09:06
삶에 대한 낙관... 저한테도 나눠주세... ㅇ<-<
죽음의 행군 좋아하시는군뇨 저는 그거 그림이 너무너무 무서워서 사놓고 한참 뒤에 읽었는데 의외로 재밌긴 했다능... 재밌긴 했는데 그림이 너무너무 무서워서 다시는 못펼쳐보겠네연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8/06/12 12:54
그림이 좀 무섭긴 하죠. 근데 그 그림이 아니었으면 작품이 죽었을 것 같아요.
Commented by 알음이무 at 2008/06/12 12:25
여기서 소개 되는 책들은 일반적인 서점에서는 구하기가 힘든것 같아요. 전에 소개된 여행 구입하러 교보문고 갔었는데 그것만 없더군요...ㅠ.ㅜ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8/06/12 12:49
오잉? 그럴리가요... 전 교보에서 샀는데요^^
Commented by 위호지처 at 2008/06/12 12:36
왓치맨 번역판 나왔군요!!! 국내에선 전혀 유명하지 않아 안 나온 줄 알고 있었는데... 이게 다 영화화의 힘? (오늘 알았는데 내년 3월 개봉이고, 감독은 300 한 사람이라는데.. 이미지 등 다 공개되고,촬영도 끝났다는데 영 기대가 안 되는게-_-)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8/06/12 13:00
우홋, 좋은 정보 감사! 닥터 맨허튼이 어떻게 표현되었을지만 궁금하군요.
아마 개봉하면 보러 가게 되겠지만...
Commented by 히무자 at 2008/06/12 13:56
오오. 전설의 웟치맨을 지르셨군요. (국내에 출판 된 줄도 처음 알았지만 1, 2권이 나누어져 있다니 비겁한 출판사들 같으니라고...)
결 말에서 다룰 수 있는 모든 이의 입장을 언급하여 관계로 일본 대중만화에 흔히 나오는, 무책임한 엔딩과는 큰 차별을 두는 것 외에도 소재면에서도 당시 북미 코믹의 장점을 모아 둔 걸작이라 읽었을 당시 꽤나 감동했습니다. (말이 너무 많아서 괴로운 것은 여전하지만)

위부인에 의해 오늘 처음으로 영화 정보를 접했으나 코스츔이라던가 로샤흐 역의 생김새 등 굉장히 충격적입니다.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8/06/13 17:10
.....홍석천인 줄 알았습니다. 머리는 기르고 나오겠죠...?
Commented by M at 2008/06/12 20:16
항상 대산초어님이 올리신 일판은 다 보고싶어요..갑자기 궁금한데 일본어는 어떻게 잘하시게 되셨는지 알고싶어요!! ;;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8/06/13 17:10
지금도 못합니다^^.
Commented by 효우도 at 2008/06/13 05:20
왓치맨. 지금까지 읽은 만화중에 글자가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인생엔 분명한 의미가 있다. 그 말에 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은 '물론 분명히 의미는 있다. 그런데 그래서 뭐?'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8/06/13 17:13
확신이란 건 '그래서 뭐?'까지 뛰어넘은 상태죠.
어쩌다가 저런 확신이 성큼 다가오는 순간이 있는데 잘 유지가 되진 않더군요.
Commented by at 2008/06/13 07:23
별로 병맛 아닌데 그러시네요. /효우도님, 아마 '의미가 있으니까 어떻게 살고 있든 너무 좌절하지는 말자'는 거 아닐까요? 강백호의 자신감에 아무 근거가 없어도, 자신감은 일단 갖고보는 게 좋은 것처럼요.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8/06/13 17:27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히무자 at 2008/06/13 09:33
병맛 아닌 듯 합니다. 까는 글 아녜여.
감각자체에 완전히 지배당하지 않고 살아있다는 인식을 지녀 현재, 과거, 미래 및 시간을 감지하는 지적 존재로서 무위는 심히 괴로운 것이 틀림 없습니다. 대부분의 인간이 무엇인가에 가치를 두어야 살아갈 수 있는 이상 위의 마지막 장면은 상당히 직구적인 대답이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충키 at 2008/06/13 12:54
저도 어떤 잡지광고에선가 와치맨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죽음의 행군도 재판되고~ 근데 옛날 표지가 포스는 더 있는 것 같아요.
자학의 시 설명을 쭉 읽어 내려가다보니 제가 정말 감명깊게 본 영화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이 떠오르더군요. 기구한 한 여인의 삶이 조금 비슷한 듯 보였습니다.
근데 자학의 시도 영화화된다니! 그것도 나카타니 미키가 주연이라니!
참 묘하네요~^^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8/06/13 17:25
아, 누구랑 이야기하다 그 영화 이야기도 나왔어요.
제 주위에선 그 영화에 대한 혹평이 심해서 보지 않고 있긴 합니다만...
Commented by 알음이무 at 2008/06/16 11:36
흑흑 천안 시내를 다 뒤져서 왓치맨이랑 여행은 구했는데 속좁은 여학생을 못 구했습니다...ㅠ.ㅜ 우리나라는 책을 딱 정하고 사러 가면 정말 구하기 어려운것 같아요.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8/06/18 00:31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게 속편하긴 한데 역시 책 실물을 바로 들고 집에 오는 것만 못하죠^^. 그리고 책방 돌아다니는 것도 은근히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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