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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는 것>과 <계속 그리는 것>의 불안과 황홀(10/11)

마음에 드는 젊은 만화가들

오토모 역시 생각 많이 하면서 그리고 있구나. '자연스럽게' 그린다는 느낌이 안 들어.

타카노 그렇죠.

오토모 '자연스러움'에 동경 같은 거 있어?

타카노 없어요. 전 컨트롤하는 게 좋아요. 스마트해 보이잖아요? 하하하.

오토모 좀 더 엔터테인먼트스러운 만화를 보고 싶었는데.

타카노 오토모 선배는 가끔 그러지요. 하기오 모토의 '포의 일족' 같은 만화를 그리라고.

오토모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가장 엔터테인먼트스러운 건 뭐야? 소녀가극을 그린 만화(봄 부두에서 태어난 새는)?

타카노 아뇨. 그런 식으론 생각 안 해봤어요.

오토모 그 작품은 정말 좋아하는데 말야.

타카노 그런가요? 다시 읽어보니 분명 그림은 서툴어 빠졌지만 이런저런 궁리는 많이 했구나 싶어요. 글도 옛가나를 썼고. 그건 별로 고생하지 않고 그렸어요.

오토모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이 가까워서가 아니었을까?

타카노 그랬군요. 의식 못했어요.

오토모 지금은 하고자 하는 것과 자신의 기술에 갭이 있어서 그래서 힘들지? 다들 그런 생각도 못 하는 것 같지만.

타카노 글쎄요. 흐음.

오토모 다양한 생각을 못해. (항상) 마감이 코앞이거든. 모두 만화를 좋아하는 것 같지만 보고 있으면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 않단 말야. 뭐 쿠로다 이오나 몇 사람 있긴 한데. 이가라시 다이스켄가? 지난 번에 그린 거 재미있었어.

타카노 그리고 전, 코믹 빔에 그리고 있는 하뉴뉴 쥰을 꼽고 싶어요. 거칠거칠한 느낌이 재미있는걸요. 전 좋아해요. 그리고 스기무라 신이치는 오토모 선배랑 친하다고 들었는데 아직 쓸만하죠. 지금은 결혼해서 깨가 쏟아지는 모양인지라 아슬아슬하지만요. 아직젊으니까.

오토모 아냐. 젊지는 않을걸?

타카노 그런가요? '초학교 법인 스타 학원'을 끝냈을 땐 분명 많이 힘들어 보였어요. 오랫동안 혼자 열심히 그려왔으니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지만요.

오토모 걔한테 있어서 '행복'이란 좋은 약이 아냐.

타카노 네. 이제 야한 걸 못 그리게 되면 어쩌냐는 소리를 하더군요.

오토모 내게 결혼한다고 하길래 안 된다고 했지(웃음). 뭐, 상관없잖아. 알아서 하겠지.

타카노 아뇨, 전 뭐랄까... 아깝다고 생각했어요. 좀 더 짜내면 나올텐데(웃음). 조금만 더 힘을 내줬으면 했어요.

오토모 본인의 모티베이션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으니. 그 녀석은 역시 '돈'이려나? 응?

타카노 연재가 끝나자마자 '실업자'가 된 것 같다며 불안하다고 했어요.

오토모 차를 갖고 싶다거나, 좋은 집에 살고 싶다거나 그런 동기로 그리는 거니까 말야.

타카노 아뇨, 그래 보이지만 그렇지 않아요(웃음). 스스로 알지 못할 뿐이죠. '초학교 법인 스타 학원'의 1, 2 권은 정말 놀라웠거든요.

오토모 그렇지. 정말 좋아. '도쿄 푸'도 재미있지.

타카노 재미있지요. '초학교 법인 스타 학원'의 첫부분은 괴롭힘을 당하는 쪽이랑 괴롭히는 쪽이랑 읽다 보면 감정이 교대로 바뀌잖아요. 그 정도로 아무렇지 않게 어느 편이든 드는 건 어지간한 체력이 없으면 할 수 없어요.

오토모 그래, 그렇지. 나도 이 녀석은 정말 힘이 넘쳐서 좋겠다고 생각했어. ......이젠 없지만(웃음).

타카노 예?

오토모 이런 소리 하면 안 되지(웃음).

타카노 여기저기 아프다는 소리를 했어요.

오토모 걔는 상업 만화가라 '저 앙케이트 성적 항상 나빠요' 같은 소리를 하고 그러지. 난 그런 거 신경쓰지 말라고 하고.

타카노 벗어날 생각이 없는 걸까요?

오토모 만화가라는 건 모두 역시 고독한 작업이고 불안하고...... 앙케이트 결과 같은 거 좋지 않은 거야. 편집자 입장에서 보자면 그걸로 몰아세워서 좀 더 분발하라고 하지. 하지만 그건 단순히 앙케이트 조사라는 "네 만화는 인기가 없어", "단행본이 팔리지 않아" 그런 이유로 '분발하라'고 하고 있어, 정말 어쩔 도리가 없는 이야기지. 그런 걸로 우왕자왕 해서 무슨 소용이 있다고. 하지만 그 속에 걔는 있어. 상업 만화의 세계에.

타카노 그러면서 '오토모 선배의 만화는 좋아, 타카노 선배의 만화는 좋아' 하면서 다른 식(상업 만화가 아닌)의 만화를 읽고 있으니.

오토모 근데 다 그러더라고.

타카노 그래요?

오토모 대충 들어보면 누가 되었든간에 처음엔 COM이나 가로를 읽고 그런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시기부터 쇼각칸이나 코단샤 같은 그런 곳의 잡지에 작품을 싣게 되어 왠지 모르게 그런 식으로 돼. 100만부, 200만부 찍는 잡지의 권두 컬러를 그리거나 단행본을 몇 십만 권 찍고. 그건 돈에 욕심이 많아서 그런 게 아니라 그곳에 있고 싶기 때문인거야. 스기무라 신이치는 그곳에 완전히 가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는 거니까. 포기하면 편한데(웃음).

타카노 그래요, 포기하면 편한데 말이죠.

오토모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마음 편하게 살 수 있어. 난 그렇게 생각해. 내가 그런 소릴 하면 타카노처럼 '당신들처럼 여유있는 사람은 좋겠어요' 소릴 듣게 되겠지(웃음).

타카노 그렇겠죠.

오토모 여유는 없는데...... 뭐라고 할까 여유는 지금에야 생겼는데 '각오'는 옛날부터 하고 있었으니까. 팔리지 않아도 상관 없다고. 머리가 좋은 사람이 40명 중 2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런 녀석을 모아서 한 반을 만들면 역시 거기엔 머리가 더 좋은 2사람이 있게 마련이야. 그런 식으로 맨 위만 구원받는 그런 꼴이 되지.

타카노 '더 열심히 해야겠다'하고 그 시점에서 생각하지요.

오토모 도중에 그 마지막 2사람이 될 수 없겠다 싶어서 열심히 하지 않게 되는 녀석도 있지.

타카노 3등으로 만족해 하고...

오토모 3등, 4등으로 만족하게 되어 버리지.

타카노 확실히 지는 건 꼴사납고 보기 싫지만요.

오토모 하지만 순위가 문제가 아니라 언제까지나 자기가 하고자 했던 걸 잊지 않는 게 중요하지. 항상 자기 일을 하면 되지 3등이든 4등이든 2등이든 별 상관없다고 생각해. 다들 그런 식으로 꿋꿋해지지는 못하더라고.

타카노 남이라고 말 못하겠네요(웃음).

오토모 그래, 우리들도 비실비실하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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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산초어 | 2008/09/04 02:55 | 만화관련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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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알음이무 at 2008/09/04 11:25
정말 촌철살인의 말들입니다.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8/09/06 19:07
나중에 스기무라 신이치도 이 대담을 봤을 텐데 기분이 어땠을지^^;
Commented by 느루 at 2008/09/05 16:26
39등이나 40등인데 꿋꿋하게 하는 사람이 있으면 1,2등보다 더욱 놀라울것 같은데요
Commented by 대산초어 at 2008/09/06 19:08
그리고 나중에 1,2등보다 높게 평가받으면 더욱 놀랍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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