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MW (테즈카 오사무, 1976) 1001만화

테즈카 오사무를 아톰과 사파이어 공주, 레오의 창조주로만 알고 있던 사람에게 테즈카의 성인물을 읽는 것은 매우 당혹스러운 일일 것이다. 테즈카는 '빅 코믹' 창간호에 '지구를 삼키다'를 연재한 것을 시작으로 'I.L' '키리히토 찬가' '아야코' '슈마리' 'MW' '양지 나무' 등 성인 대상의 만화를 연달아 발표했다. 같은 시기에 '빅 코믹'에 연재한 다른 작가들(시라토 산페이, 미즈키 시게루, 사이토 타카오, 이시노모리 쇼타로 등)에게 지지 않기 위해서 테즈카는 전력을 기울였고 초반에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뛰어난 작품들을 연이어 발표하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역량이 아동, 소년만화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중에서 'MW'는 아동, 소년만화에서 묘사하기 어려웠던 인간의 악을 전면에 내세운 만화다.

유우키 미치오와 가라이 이와오는 오키노마후네란 이름의 작은 섬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이 섬에 있는 미군 기지에서 MW라는 독가스가 새어나오는 사고가 일어나 섬은 황폐화되고 이 두 사람만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사건은 이 둘에게 다른 방향으로 영향을 끼쳐 가라이는 신부가 되고, 유우키는 엘리트 은행원의 탈을 쓴 연쇄 살인마가 된다. 가라이는 유우키에게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오히려 유우키의 악행을 돕게 된다. 그러나 그는 유우키를 증오하는 한편으로 그를 구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유우키는 그런 그를 비웃듯이 어떤 계획에 착수한다.

이 작품은 동성애, 대량 살상 병기, 부패한 정치, 연쇄 살인 등 온갖 충격적인 소재들을 사용하면서도 소재의 선정성에 매몰되지 않는다. 테즈카 오사무는 뛰어난 스토리텔링 능력을 바탕으로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이야기의 주도권은 주로 유우키 미치오가 쥐게 되는데 그는 작품 속에서 다른 캐릭터들을 휘두를뿐만 아니라 읽고 있는 독자들도 꽉 쥐고 놓아주지 않는다.

이 만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시 유우키 미치오라는 캐릭터다. 치가 떨리도록 사악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매혹적인 유우키는 보기 드물게 잘 형상화된 초월적 악인이다. 이 끔찍한 악마를 만나는 것은 유쾌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매우 스릴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덧글

  • dcdc 2008/09/23 23:36 # 답글

    보기 드물게 잘 형상화된 초월적 악인이라는 표현에 백만번 공감입니다!
  • 대산초어 2008/09/25 11:29 #

    유우키랑 비교하면 다른 많은 악역들이 귀엽게 보이죠.
  • 잠본이 2008/09/23 23:54 # 답글

    뱀파이어의 마쿠베 로쿠로에서 보여준 '중성적 미형악역'의 가능성을 100% 개화시킨 괴인이죠 (...)
  • 대산초어 2008/09/25 11:31 #

    아, 마쿠베 로쿠로... 중성적 미형악역 주제에 주제가랑 안무까지 가지고 있던 악역계의 엄친아였죠.
  • 미본 2008/09/23 23:54 # 답글

    그러고보니 영화화는 어떻게 되어가는지 모르겠군요...
    정말 인상깊은 작품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 대산초어 2008/09/25 11:31 #

    일단 공식 사이트에 갔더니 줄거리 소개 영상이 올라왔더군요.
    기대는 별로 하고 있지 않지만 개봉하면 보러 갈 생각입니다.
  • 사노 2008/09/24 00:03 # 답글

    그야말로 [요한 그게 뭔가요 먹는 건가요 우적우적]인 캐릭터죠. 개인적으로 블랙 데즈카의 화신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선정적인 소재에 전혀 꿀릴 것 없이 거칠 것 없는 그 전개는 과연 명불허전 데즈카였죠.

    ...................영화는 전혀 기대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영화 도로로가 신이 될 지도 모를 지경이라는 소문이 파다;;;;
  • 대산초어 2008/09/25 11:33 #

    역시 우려의 목소리가 높군요. 그럭저럭 볼만한 범죄영화로만 나와줘도 쌩윱니다.
  • M 2008/09/24 03:03 # 삭제 답글

    수많은 데츠카 만화중에서 MW인 것이군요 썩소의 매력을 30년전부터 뿜어내고 있으신..
  • 대산초어 2008/09/25 11:34 #

    원조 썩소죠^^. 벌써 나온지 30년이 넘었다니...
  • 여아 2008/09/24 19:20 # 삭제 답글

    저 마지막의 "씨익"은 잊을 수가 없네요 ㅠㅠ
  • 대산초어 2008/09/25 11:38 #

    처음 읽었을 때 엄청 충격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다시 읽어도 뭐...
  • 미치 2008/09/25 04:51 # 삭제 답글

    MW 정말 보고싶었는데.. 아쉽게도 이곳에 번역 연재될 때를 놓쳐서..-_-;
    타마키 히로시가 주연이니 우리나라에도 개봉할 가능성이 높겠죠
    저에게는 도로로의 경우처럼 책도 같이 정발되길 간절히 바라는 작품입니다(제발!)
    근데 여러가지 파격 설정으로 심의 걸려 안나오면..(OTL)
  • 대산초어 2008/09/25 11:35 #

    수간신(...) 때문에 걸릴 수도 있겠군요.
  • 달리 2008/09/26 17:02 # 삭제 답글

    수...수간신도 있었나요? 전 대체 뭘 본 건지...ㅜㅜ
  • 대산초어 2008/09/28 14:17 #

    사실 수간신(...)으로 보긴 좀 애매하긴 합니다^^...
  • 아라이 2008/10/15 16:13 # 삭제 답글

    간만입니다, 아..이 무우때문에 정말 테즈카 오사무님께 빠져버렸지요..

    이 만화의 충격때문에 한동안은 잠을 못이뤘던것 같아요
  • 대산초어 2008/10/25 11:20 #

    정말 충격적인 작품이지요^^. 저도 처음 봤을 땐 ...... 식으로 할 말을 잃었었죠.
  • sha 2009/08/28 12:52 # 삭제 답글

    우왕 ㅋ굳ㅋ 정발됐어요~
  • 대산초어 2009/08/30 01:09 #

    네,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근데 제목을 '뮤'로 뽑아서 좀 실망했어요.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