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 테루가 탄 수학여행 열차가 의문의 지진으로 전복되는 사고가 일어나고 생존자는 테루와 소녀 세토, 괴짜 노부오 이렇게 셋만 남게 된다. 영문을 알 수 없이 어둠 속에 갇혀버린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데 이 중 노부오가 어둠의 공포에 미쳤는지 이상한 행동양상을 보이기 시작한다. 질려버린 테루와 세토는 그를 두고 떠나고 간신히 밖으로 나왔지만 밖에 펼쳐진 세상은 그들이 익히 알고 있는 세상이 아니다. 그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험난한 여행길에 오른다.
'최고 수준의 현대문학' '현시점에서 만화가 도달할 수 있는 한 극점'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테즈카 오사무 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이 작품은 사실 공포만화라기보다는 공포에 대한 만화에 더 가깝다. 모치즈키는 이 작품을 통해서 죽음과 삶, 희망과 절망이 어떻게 한몸에 있는지를 세련되게 보여준다. 미지에서 공포와 절망을 만들어내는 것이 인간의 상상력이라면 역으로 희망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그러기 위해선 삶의 의지가 필요하다는 작품의 메시지는 새로운 세기에 대한 불안감에 가득찼던 세기말-작품이 연재되었던-이 아닌 지금에도 유효하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논란의 여지가 많았던 마지막 장면을 꼽을 수 있다. 결말에 이르러 이야기는 갑자기 끝나버리는데 끝나버린 후에도 암전된 페이지가 제시된다. 이 칠흑 같은 화면을 통해서 모치즈키 미네타로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묻는 듯하다. "이 암흑 속에 여러분은 어떤 것을 그리시겠습니까?" 물론 정해진 답은 없다.
태그 : 모치즈키미네타로




덧글
天照帝 2009/01/11 00:18 # 답글
완결편을 아직 안 보긴 했지만 그 '분화구' 씬은 정말 공포스러웠었던 기억이 있네요.'아무 것도 그리지 않은' 페이지가 그렇게까지 무서울 줄은 정말;
대산초어 2009/01/11 23:35 #
7권에 나오는 씬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참 인상적이었죠.고리 2009/01/11 07:07 # 답글
소년 세토0ㅂ0대산초어 2009/01/11 07:49 #
대형 오타네요. 세토 성별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충키 2009/01/11 15:10 # 답글
'드레곤 헤드'도 그렇지만 '좌부녀'의 그 공포감이란..덜덜이 책을 읽기 전까지 하도 노부오의 독특한 이미지가 많이 보여서 주인공인 줄 알았다는..
'물장구치는 금붕어'나 '카오루의 일기' '바이크맨' 중에서 나올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
대산초어 2009/01/11 23:46 #
그 작품들도 나중에 나오게 될 겁니다 ㅎㅎ.에테르 2009/01/11 22:32 # 삭제 답글
90년대는-특히 후반부로 갈수록;-세기말이라는 분위기때문인지..다소 극한으로 가는 경향의 작품들이 많았던것같지만,
재미있는 만화들이 많이 나온 시기같기도 합니다. 그 이전에도 재미있는건 많았지만
이런 작품들이 나올때에 나도 그 시대에 속해서 보고 느끼며 성장했다는
그런 감동이 있어서 애착이 가는 듯. 전 세기말을 경험할수있었다는게 너무 재밌고 좋았습니다.
(변태적인 발언으로 답글란을 더럽혀서 죄송^^;)
이제와 보니, 예전 만화중 생존게임과도 조금 겹치는 것 같네요.
결말이나 말하고자하는바는 좀 다르지만,
재해로부터 비롯되는 생존이 걸린 상황에서의 인간을 다룬다는 점에서요.
p.s 오아시스 내한온대요~
대산초어 2009/01/11 23:58 #
사이토 타카오의 '생존 게임'도 참 재미있었죠. 결국 완결까진 보지 못했지만...그건 그렇고 오아시스 내한이라... 리암 상태가 별로 안 좋은 것 같아서 가야 되나 주저가 되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뎡야핑 2009/01/11 23:29 # 삭제 답글
전 너무 빨리 봐서 큰 감동은 못 받았어요 그냥 이런 작품을 10권이나 연재하다니 짱이다 그랬긔.일단 모치즈키 최고의 작품으로 꼽으시는 거져? 천한편 중 이 작가 첨 올라왔으니. 우음 다시 읽어봐야겠네 글구 마지막에 후지산?? 그거 왜 그런 건지 이해가 안 갔어요 간략한 설명졈.. 그냥 후지산 하니까 갑자기 만화가 일본적 상황으로 확 축소되는 느낌이었어요. 왜 그걸 쓴 건지 이해가 안 가고..
대산초어 2009/01/11 23:55 #
사실 전 '물장구치는 금붕어'를 모치즈키 미네타로의 작품 중 최고로 꼽습니다. 이게 먼저 올라온 건 변덕 때문이라능. 화산분화를 그린 것은 파괴와 생성의 양면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zoddd 2009/01/12 13:03 # 삭제 답글
저는 모치즈키 미네타로의 작품 중에 이 작품이 가장 좋았습니다.좋아하는 코드가 다 모여 있었던 데다가,
무엇보다 너무 재밌었어요!
대산초어 2009/01/14 00:42 #
그렇죠^^. 일단 재미가 있는 작품이죠.하지만 은근히 결말이 낚시라고 싫어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이생선 2009/01/12 17:49 # 답글
"공포만화라기 보다는 공포에 대한 만화에 더 가깝다" 라는 평가에 공감합니다.대산초어 2009/01/14 00:46 #
전작인 '좌부녀'도 그런 면이 있었죠^^.DOSKHARAAS 2009/01/12 17:51 # 답글
모치즈키 미네타로의 만화를 제대로 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까지도. 북 오프에서 노리고 있답니다.대산초어 2009/01/14 00:47 #
꼭 읽어보세요. 정말 빼어난 작가입니다. 실망시킨 적이 없어요ㅎㅎ.t 2009/01/14 17:55 # 삭제 답글
좌부녀를 아주 인상깊게 보았죠. ......흔히 드래곤헤드를 공포만화나 재난만화로 인식하고 보는 사람들의 혹평때문에 연재당시에는 설렁설렁 보고 넘겼는데 ...... 그후 좌부녀를 본 이후 다시금 생각이 나더군요. 중고로라도 사서 다시 봐야겠습니다.
대산초어 2009/01/17 00:39 #
실은 저도 중고로 샀습니다 :) 일본여행할 때에 후쿠오카 만다라케에서 세트로 질렀어요. 여행가방에 집어넣느라 힘들었던 기억이...j군 2009/01/14 22:42 # 삭제 답글
정말 재미있게 봤었던 작품이네요. 물장구 치는 금붕어도 보고 싶었는데 도무지 구할 수가 없더군요ㅠ대산초어 2009/01/17 00:40 #
삼양에서 나온 정발판이 은근히 레어죠. 그래도 큰 만화방을 뒤지다 보면 있는 데가 있더라구요.효우도 2009/01/14 22:48 # 삭제 답글
드래곤 헤드를 읽고 '죠죠의 기묘한 모험'이 생각났지요. 공포는 인간에게 필요한 감정이라는 주장이 작중에 있어서대산초어 2009/01/17 00:43 #
'죠죠...'에도 그런 대사가 있었군요. '죠죠...'를 보기는 봤는데 잘 기억이 안나네요: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