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적색 비가 (하야시 세이이치, 1970) 죽기전에꼭읽어야할1001편의만화

1967년, 가로에 두번째 작품 '아그마와 아들과 못 먹을 혼'이 입선되면서 본격적으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하야시 세이이치는 원래 도에이 동화의 애니메이터였다. 애니메이터를 하면서 틈틈이 만화를 그리던 그는 자신의 본업을 살리듯 당시로선 찾아보기 힘들었던 스피디하고 실험적인 컷 구성, 뛰어난 화력과 압도적인 색의 사용을 앞세워 만화가로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적색 비가'는 이런 하야시 세이이치의 정수가 오롯이 담겨있는 걸작이다.

이 작품의 주된 내용은 하야시 세이이치 본인의 분신으로 여겨지는 만화가를 꿈꾸는 애니메이터 이치로와 그런 그를 사랑하는 사치코의 동거와 이별이야기다. 이치로는 사치코를 사랑하면서도 그녀를 부담스러워하고, 사치코는 그런 이치로와 계속 함께 있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느끼고 이별을 준비한다. 흔하고 뻔한 러브 스토리지만 하야시 세이이치의 펜을 거치면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눈 내리는 날 사치코가 찻집에서 오지 않는 이치로를 기다리는 장면이나, 술에 취해 쓰러진 사치코와 이치로가 손으로 대화하는 장면은 하야시 세이이치가 아니면 도저히 그릴 수 없었을 것처럼 느껴진다.

어느 시대건 남녀의 연애 이야기, 특히 이별 이야기는 넘쳐난다. 하지만 그것들 중 대부분이 실연 직후가 아니면 코웃음을 사기 딱 좋은 것들이고, 아주 희귀한 몇몇 예만이 뛰어난 러브 스토리로 사랑받는다. 이 작품이 나온지 40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70년대를 대표하는 러브 스토리 중 하나로 인정받는 걸 보면 그 아주 희귀한 몇몇 예 중 하나라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이 작품의 마지막 장면은 후루야 우사마루가 '파레포리'에서 패러디하기도 했지요. '적색 비가' 놀이를 하는 오누이로^^... '파레포리' 정식판 46페이지의 '애절한 오누이'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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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赤色エレジー(1970年) - 林 静一 2009/02/26 12:35 #

    카니메(画ニメ) 라는 것이 있습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중간 형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인데 토에이 에니메이션(東映アニメーション) 과 겐토샤(幻冬舎)가 합작해서 TV 로 보는 만화를 DVD로 제작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지화면인 만화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면서 일반적인 애니메이션과 비교해서는 훨씬 적은 작화를 사용한 영상물이라고 해야 하겠죠. 그러니까 작가가 새로 그린 일러스트나 화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정지화면에, 음악과 음성을 입히고,...... more

덧글

  • 흐림 2009/02/20 01:40 # 답글

    이 마지막 장면은 다시 봐도 강렬하네요.
    아. 그리고 저 j군입니다ㅎ;
  • 대산초어 2009/02/21 23:31 #

    오, 이글루스로 오셨군요. 링크해 놓겠습니다^^.
  • 뎡야핑 2009/02/20 02:00 # 삭제 답글

    드디어 올라왔군요 아윽(?)
  • 대산초어 2009/02/21 23:31 #

    원래 좀 더 일찍 올리려고 했는데 늦어졌네요.
  • 2009/02/20 22:19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대산초어 2009/02/21 23:31 #

    넹, 물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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