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노란 책-자크 티보란 이름의 친우 (타카노 후미코, 1999) 죽기전에꼭읽어야할1001편의만화

2003년에 단행본으로 묶여져 나오자마자 테즈카 오사무 상을 수상한 이 작품 '노란 책-자크 티보란 이름의 친우'에 대해 이런저런 찬사를 늘어놓는 것만큼 무의미한 일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누가 읽든 단번에 걸작임을 알아챌 수 있는 그런 작품이기 때문이다. 타카노 후미코는 이 72페이지짜리 단편을 그리기 위해 3년을 썼지만, 읽고 난 독자들은 그 3년 중에 낭비된 시간이 단 한 순간도 없었을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내용은 지극하게 간단하다. 공상에 잠기기 좋아하는 여고생 타이 미치코가 로제 마르탱 뒤 가르의 소설 '티보 가의 사람들'을 읽는 것이 묘사된 스토리의 전부다. 그녀는 책을 읽으면서 책의 주인공인 자크 티보와 함께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느낀다. 하지만 책에는 끝이 있고 자크는 죽지만, 그녀는 계속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그녀는 결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마법의 시간에 작별을 고하고 책을 도서관에 반납한다.

이 작품에 이르러서 타카노 후미코는 초기의 그녀 작품(예를 들어 '절대 안전 면도칼', '꽃')에 드러난 아름다움 밑에 존재하는 소멸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뛰어넘는다. 아름다운 것이 덧없기에 사람들은 슬퍼하지만 실은 그 덧없음이야말로 아름다움의 다른 이름임을, 인생이 그렇고 청춘이 그렇고 사랑이 그렇듯 진정으로 덧없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아름다운 것임을 한 소녀의 독서 체험을 통해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비내리는 창가를 배경으로 타이 미치코가 상상속의 등장인물들과 이별하기로 결심하는 장면을 꼽을 수 있다. 이 장면에서 타카노 후미코는 창문에 비친 빗물을 마치 눈물처럼 보이게 그려놓아 타이 미치코의 슬픔을 표현하면서도, 정작 눈가엔 눈물을 그리지 않음으로써 그녀가 이별을 진정으로 현명하게 받아들였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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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흑설공주 2009/02/26 00:27 # 삭제 답글

    저 컷 정말 멋있어요,,,번역본은 언제쯤 나올까요~소개해주시는 것 중에 안 보고 싶은 게 없네여 ㅎ
  • 대산초어 2009/02/27 00:24 #

    언젠가는 나오겠지요. 느긋하게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흐림 2009/02/26 02:24 # 답글

    전 불키면 밤이라서 어둡다는 말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노란책 읽고 나서 티보가의 사람들 읽고 싶어져서 샀는데, 아직도 다 못읽었네요.ㅎ
  • 대산초어 2009/02/27 00:24 #

    분량이 좀 많죠 ㅎㅎ.
  • M 2009/02/26 11:46 # 삭제 답글

    이런 걸작을 만들고서 만화라는것이 10년을 못간다고 말하는 작가에게
    절대로 100년은 버틸거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계속 그리는 것에 회의적이신거 같은데 재능을 그대로 두기엔 너무 아까운 분이예요
  • 대산초어 2009/02/27 00:24 #

    그렇죠. 얼른 컴백하셨으면 좋겠네요.
  • 2009/02/26 17:42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대산초어 2009/02/27 00:26 #

    그건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 달리 2009/02/27 10:13 # 삭제 답글

    노란책 정말 멋진 만화였어요!!
    어떤님 덕분에 정말 잘 봤었지요 흐흣;;
  • 대산초어 2009/02/28 20:55 #

    이런 만화가 왜 정식으로 번역되지 않는 건지ㅠ.ㅠ
  • 효우도 2009/02/27 10:25 # 삭제 답글

    우는 눈빛이 참..
  • 대산초어 2009/02/28 20:55 #

    저 장면 인상적이죠^^.
  • zoddd 2009/02/27 20:44 # 삭제 답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만화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국말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눈물나게 감사했었죠.(누구에겐지는 비밀...)
  • 대산초어 2009/02/28 20:55 #

    저도 평생 못 잊을 것 같습니다.
  • ㄷㄹ 2009/02/28 23:42 # 삭제 답글

    그러고보니 이 리스트에서 최초로 작품이 중뷁된 작가네요.
    심지어 데즈카보다도 먼저!!
  • 대산초어 2009/03/01 08:28 #

    원래 작가당 15편 정도의 텀을 두고 쓰려고 해서...
    테즈카는 22 정도에 중뷁이 나오겠네요.
  • 그걸쓰게 2009/07/28 19:22 # 삭제 답글

    질문이 있는데요. 일본원서는 어디서 구해야할까요? 알라딘에 친구,루키양이 있고 YES24에 노란책,막대기하나 있는데... 여기서 사야 할까요? 아 서울에 있는 북오프는 어떤가요? 제가 일본원서를 사본적이 한번도 없는지라 질문드립니다. 청정하수구에 자주 오다보니 원서를 사지 않고서는 견딜수가 없을 것 같군요. ㅠㅜ 일본어도 못하는데. 사전 찾아보면서라도 봐야겠습니다.
  • 대산초어 2009/07/30 01:05 #

    서울역 북오프는 기대를 많이 하지 않으시는 편이 좋을 겁니다. 거긴 그냥 인연이 되는 책들 만나는 곳이라고 보시면 되어요. 해외주문 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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