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읽은 만화들 32 만화관련

샌드맨 10/ 닐 게이먼 외/ 시공사

사실상 본편의 피날레라고 할 수 있는 10권, '장례 전야'입니다. 9권에서 죽은 모르페우스의 장례식이 치뤄지고 장례식에 참석한 온갖 신들, 요정들, 인간들이 그를 추모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꿈이 가족들과 만나지요. 11권이 완결인데 곧 라이브러리가 완성될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네요.

커피 플리즈/ 임빈, 임여원/ 중앙북스

야후 웹툰이라고 하는데 제가 야후에서 보는 건 '이말년시리즈'랑 '무한동력'밖에 없으니 있는지도 몰랐던 만화입니다. 이번에 단행본으로 나온 걸 봤는데 하하, 만화 정말 괴상하네요. 커피를 소재로 삼고 있어서 쉬크한 도시풍의 된장만화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기대와 다르게 엄청 올드한 만화였습니다. 보면서 얼마나 큭큭 댔는지 몰라요. '설마 주인공이 이 늙은 회장의 딸인 건 아니겠지? 설마 지금은 2009년인데.' '여기에다가 반일 드립만 나오면 아주 제대로겠어' 넵. 설마가 사람 잡더군요. 여기에 허영만 만화에 자주 등장하는 등장인물의 배경과 잘 맞지 않는 대사도 쏟아져 나오고요. 왜 이렇게 만화가 촌스러울까 했더니 스토리 담당 작가분의 연세가 좀 있으시더군요. 이 언밸런스함이 나름 매력이랄 수도 있겠지만 제 취향엔 좀...

죽도 사무라이 1/ 마츠모토 타이요, 에이후쿠 잇세이/ 애니북스

이미 본 만화기 때문에 애니북스판의 번역에 중점을 두고 재탕했는데 역시 하이퀄리티였습니다. 워낙 고색창연한 말들이 많이 쓰여 있어서 번역 하려면 골 아프겠다 싶었는데 매끄럽게 잘 나왔네요. 옥의 티가 없는 건 아니지만 억지로 돋보기를 들이대서 찾지 않으면 눈에 띠지도 않는 거고요. 앞으로 계속 재미있어지는 작품이니만큼 나중에 몰아사다가 경제적 궁핍에 당면하시지 마시고 일찍일찍 사두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안녕, 절망선생 18/ 쿠메타 코우지/ 코단샤

그냥저냥 안정세에 들어선 것처럼 보이는 '절망선생'의 최신간입니다. 여전히 별로 쓸 말이 없네요. 이번 권에도 약간 민감한 내용이 들어있긴 한데 적당히 필터링해서 보고 있습니다.

빛의 바다/ 코다마 유키/ 애니북스

'백조 액추얼리'에 이어 나온 코다마 유키의 단편집입니다. 독특하게 하반신이 돌고래 같은 인어들을 등장시킨 연작 단편집인데 그럭저럭 볼만하네요. 주로 선망과 질투의 감정을 묘사하고 있는데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에서 딱 끊고 있어요. 그래서 제 취향엔 좀 안 맞지만 깔끔한 만화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오늘의 커피 2/ 기선/ 애니북스

1권과 마찬가지로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습니다. 유머코드가 저랑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요. 보면서 웃은 적이 한 번도 없었네요. 나름 개그에 까다롭지 않은 편이라고 생각하는데도 그랬네요.

태양 따위 뜨지 않아도 좋아/ 타다 유미/ 시공사

스타일리시한 그림으로 유명한 타다 유미의 단편집인데 후까시가 좀 있는 것 같지만 괜찮았습니다. 너무 건조하려고 노력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그림도 간지 나고 해서 그렇게 거슬리지는 않더군요.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타다 유미의 작품을 더 보려고 합니다.

트랜스폼어/ 제프리 브라운/ 애니북스

트랜스포머의 패러디 만화인데 이것도 또 유머센스가 미묘해서... 재미없다거나 나쁘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배꼽 잡고 오호호깔깔깔 하고 웃게 하는 맛은 없다는 이야기지요. 대놓고 패러디를 하고 있으니 정말 웃기겠구나 하고 보신다면 좀 실망하실 수도 있겠네요. 개인적으론 이런 웃기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닌 유머를 '편집자식 유머'라고 부르고 있는데 왠지 이 작품이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피너츠 완전판 4/ 찰스 M. 슐츠/ 판타그래픽스

진짜 주인공이 표지인 4권은 1957년에서 58년까지 연재된 분량을 싣고 있습니다. 특히 루시와 라이너스 남매가 대활약하네요. 아직까지 스누피는 네 발로 걷고 있습니다. 과연 언제부터 두 발로 걸을 것인가! 두근두근.

엑시트 운즈/ 루트 모단/ 휴머니스트

텔아비브를 배경으로 한 이스라엘 작가의 만화라는 점과 출판사가 휴머니스트라는 점 때문에 살짝 우려를 했었는데 읽고 나니 그 우려가 괜한 것이었단 생각이 듭니다. 택시 기사 코비가 아버지의 연인이었던 기린 같이 키가 큰 여인 누미와 만나 아버지의 행방을 추적하다가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내용인데 그냥 러브스토리로 보기에도 괜찮은 작품이었어요. 훈훈한 러브스토리를 그리면서도 골치 아프고 끔찍한 현실을 외면하려고 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태도도 잘 묘사하고 있고요.

치키타 GUGU 4/ TONO/ 조은세상

어째 홍대에 갈 때마다 신간이 나와 있는지... 뭐, 빨리 나와주면 고맙기는 합니다만. 이번 4권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니켈의 죽음이겠죠. 참 불쌍한 캐릭터였는데 죽는 것도 어째... 그나마 한맺힌 사람들이 넘쳐나는 '치키타 GUGU'의 세계에서 웃는 얼굴로 저세상으로 간 게 그나마 위안이라고 할까요.

쓰기 전에는 엄청 많이 읽었다 싶었는데 쓰고 보니까 그렇게 많지는 않네요.
그건 그렇고 테즈카 오사무의 'MW'가 정발되었더군요. 많이 팔려서 테즈카 팬이 늘어나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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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뎡야핑 2009/09/04 00:27 # 삭제 답글

    -_- 뮤!!!!!! 말도 안 돼ㅜㅜㅜㅜㅜㅜㅜ 만화 사러 몇 번이나 갔는데 전 못 봤어요ㅜㅜㅜㅜ 이런 젠장 내일 또 출동해야겠네 와 게다가 영화화되는 겁니까?!
    타다 유미를 아직 안 보셨었구나 그림이 정말 ㄷㄷ하지 않나요? 저는 하필이면 그 장면을 잡아내는 건지 그 적확함에 마구 감탄하곤 합니다

    엑시트 운즈라니, 이것도 함 봐야겠네욘+_+ 이스라엘 만화가 한국에 수입되고 참 글로벌하다 ㄷㄷ
  • 대산초어 2009/09/04 01:02 #

    타다 유미 그림은 간지나긴 한데 너무 스타일이 확연해서 좀 답답하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MW 영화는 이미 나왔죠. 평가가 시망이라 그렇지...
  • 펭귄군 2009/09/04 00:28 # 답글

    헛 신간에 신경 안 쓴 사이에 MW가 정발되었다니... 깜짝 놀랐네요.
    얼른 주문하러 가야겠습니다. 하핫;;
  • 대산초어 2009/09/04 00:59 #

    네, 얼른 주문하세요 ㅎㅎ.
  • 1234 2009/09/04 00:44 # 삭제 답글

    요샌 만화를 읽는다고 하나? 본다가 맞지!
  • 대산초어 2009/09/04 00:58 #

    영화도 아니고 텍스트도 있는데 읽으면 안 되나 보군요^^.
  • 큐팁 2009/09/04 08:29 #

    난독증 때문에 그림만 '보게'되는 처지 이해합니다.
    그렇다고 남이 '읽는' 것을 뭐라 그러시면 안되죠~^^
  • 영롱 2009/09/04 01:43 # 답글

    엑시트 운즈 끌리네요 ㅎㅎㅎ꼭 사서봐야겟음 타다유미 절판되서 못구하고잇어요ㅠㅠ좋아하는데.
  • 대산초어 2009/09/04 20:47 #

    저도 빌려서 봤어요. 예전에 알았으면 좋아했을 것 같은 작가네요.
  • 나폴리탄 2009/09/04 09:49 # 삭제 답글

    엑시트 운즈.. 저는 오히려 휴머니스트라서 바로 구입했는데,
    편지봉투나 스노우볼, 효과음 등 레터링이 좋지 않아 약간 실망스러웠어요.

    그리고 말풍선에 들어가는 글씨의 크기가, 이건 유니버설디자인으로 봐야하나요?
    풍선크기를 고려하지 않은 동일한 폰트크기때문에 불편했어요.

    그 외에는 모두 만족스럽더군요. 현실외면이 이스라엘 스탈이라면 저랑도 맞는거 같아요.
    특히, 여주인공이 덩치에 키가 크고 얼굴에 점이 있는 것이 좋았어요.
  • 대산초어 2009/09/04 20:47 #

    네, 여주인공 캐릭터가 좋았죠, 여러 면에서.
  • 그걸쓰게 2009/09/04 11:56 # 삭제 답글

    MW가 나왔군요. 대산초어님 아니었으면 놓칠뻔했습니다- 휴.
  • 대산초어 2009/09/04 20:49 #

    서점에 많이 깔려 있더군요. 정발판 제목을 뮤로 잡은 게 마음에 안 들긴 하지만 나와준 게 어딘지...
  • 효우도 2009/09/04 13:08 # 삭제 답글

    스누피가 처음엔 네발로 걸어다녔었꾼요.
  • 대산초어 2009/09/04 20:49 #

    네. 처음엔 개답게 굴었죠 ㅎㅎ.
  • hanabi 2009/09/04 23:24 # 삭제 답글

    와 이렇게 많이 사서보시다니..
    먼가 사다논 책들을 보시면 이중적인 감정이 드실듯하네요.ㅎㅎ
    근데 MW는 정말 뮤라고 읽는건가요?
  • 대산초어 2009/09/04 23:28 #

    무우가 맞는데 간지가 안 나서 영화 수입하는 곳에서 바꿨더군요.
    그거에 맞춰 만화판도 뮤로 정착된 것 같습니다.
  • 고고 2009/09/05 00:46 # 삭제 답글

    처음 글 남겨 보네요, 항상 대산초어님 포스트 잘 보고있습니다.
    타다 유미의 책은 어디서 구하셨나요? 저도 다시 보고싶은데 볼 길이 없네요...
    엑시트운즈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 대산초어 2009/09/05 10:35 #

    원래 쿠스모토 마키 책에 꼽사리껴서 빌림을 당했습니다(?).
    근데 쿠스모토 마키 책에는 손도 안 대고 있네요.
  • 신연후 2009/09/05 23:31 # 삭제

    절판 프리미엄이 좀 과한 거 같긴 한데
    꼭 구하고 싶으시면 이거 한번 체크해보세요.

    http://blog.naver.com/lazyshop/72457595
  • 달리 2009/09/06 01:03 # 삭제 답글

    죽도 사무라이 표지가 엄청 예쁘네요. 재미까지 있다니 사봐야겠습니다.^^
  • 대산초어 2009/09/06 23:41 #

    네, 추천작입니다. 따..딱히 마츠모토 빠돌이라서 그런 건 아니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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