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읽만+ 강의 왕 만화관련


강의 왕 (마리노 네리, 미메시스)

  실은 이 '강의 왕' 같은 작품에 대해 글을 쓸 때, 난 무척 겁이 많아진다. 작가에 대해서, 작품의 맥락에 대해서 알지 못한 채로 쓰기 때문에 발이 땅에 닿은 글이 좀처럼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일본만화가 아닌 만화에 대해서 글을 쓸 때 두루뭉술해지는 것엔 다 이유가 있다. 난 만화평론가도 만화연구가도 아니다. 일개 독자일 뿐이다. (어쩌다 번역을 하긴 하지만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마리노 네리의 '강의 왕'에 대해서 포스팅을 하는 것은 어느 CF에 등장했던 사장님 같은 심정(정말 좋은데... 말로 하기는 뭐하고...)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좋은 작품이 나왔을 때 침묵으로 일관했기 때문에 좋은 작품이 더 많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한 독자로서의 자책감이 조금 작용했을지도 모르겠다.

  마리노 네리의 '강의 왕'에는 별다른 스토리가 없다. 우연히 정원에서 해골을 발견한 브루노란 소년이 그 해골을 가지고 상상을 부풀린다는 것이 그려진 것의 전부다. 특이하게도 이 작품은 주인공 소년의 세계에만 주목하고 있다. 마츠모토 타이요의 'GOGO 몬스터'도 소년의 세계를 그리고는 있지만 어느 정도 완성된 스토리에 맞춰진 소년의 세계다. 반면 이 작품은 순수하게 소년의 세계만 그려낼 수 있다면 스토리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하다.

  강이 범람하자 소년은 해골을 탁류로 던진다. 그 순간, 해골을 매개로 만들어진 소년의 한 세계가 파괴된다. 돌이켜 보면 소년이었을 때 우리는 수많은 세계를 창조하고 파괴했다. 하지만 그 만들고 부순 세계가 어떤 것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그 기억들은 탁류의 밑바닥에 가라앉은 채로 흘러간다. 우리가 밑바닥에서 그 기억들을 끄집어 내려고 바닥을 더듬으면 찾기는커녕 흐려지기만 할 뿐이다.

  '강의 왕'은 이런 잃어버린 줄도 몰랐던 것들에 대한 상실감을 흔들어 깨운다. 강물은 거꾸로 흐르지 않고 잡동사니들은 떠오르지 않는다. 우린 잃어가면서 혹은 잊어가면서 살아간다. 이 만화는 독자로 하여금 잃어버린 자신의 일부와 대면하게 만든다. 비록 그 대면이 먹먹할지라도 말이다.

-임시저장에서 글이 날아가는 바람에 다시 썼는데 개판이네용ㅋ. 원래 글도 물론 개판이었습니다. '이비쿠스'에 대해서도 썼는데 날아가는 바람에 허탈해져서...... 나중에 다시 복원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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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RINO NERI – blog - illustrations and comics 2011-01-06 02:59: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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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개눈깔 2010/12/13 11:58 # 삭제 답글

    근데 그림이 개떡이네요
  • 대산초어 2010/12/13 12:02 #

    만화를 직접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림은 훌륭합니다.
    제 글이 개떡이죠ㅎㅎ.
  • 2010/12/13 16:08 # 삭제 답글

    아니 그림이 너무 좋아서 포스팅 보는순간 깜짝 놀랐는데... 엄청 재미있을 것 같아요!
  • 대산초어 2010/12/14 00:38 #

    솔 님이시라면 재미있게 보실 듯ㅎ. 좋은 만화입니다.
  • utena 2010/12/13 19:54 # 답글

    저도 그림보고 오오하면서 읽다보니 쓰신 내용을 이해못했는데(앞글을 나중에 읽는 바람에!) 이탈리아 작가라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네요...왜 이렇게 이름이 일본스러운 거야!(..)
    이거 도서관에 신청하면 사주려나...-_-
  • 대산초어 2010/12/14 00:42 #

    일본만화가 아닌 만화에 대해 쓰면 항상 요딴 망글이 나오더군요.
    물론 일본만화에 대해 써도 망글이 나오지만ㅎㅎ.

    도서관에 어울리는 만화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왠지 신청하면 잘릴 것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 충키 2010/12/14 02:16 # 답글

    요즘은 참 생각도 못한 만화들이 가끔 나와서 놀랍네요.^^
    대산초어님 글 중에
    '어쩌면 좋은 작품이 나왔을 때 침묵으로 일관했기 때문에 좋은 작품이 더 많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한 독자로서의 자책감이 조금 작용했을지도 모르겠다.'
    란 구절을 읽고 보니 정말 많이 찔리네요.
    귀찮다는 이유로 리뷰를 안 쓰다 보니까 습관이 된 것 같아요. 나쁜 습관.
    영화감독 프랑소와 트뤼포가 한 명언
    "영화를 사랑하는 첫번째 단계는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이다.
    두번째 단계는 영화에 대한 평을 쓰는 것이고.
    세번째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 이상은 없다."
    영화를 만화로 바꿔도 될 것 같아요.
    전 아직 첫번째 단계네요;;;


    그나저나 이글루스 에러가 잘 나는 것 같네요.
    긴 글 쓸 때는 메모장에 썼다가 옮겨야 할 것 같아요.ㅋㅋㅋ
  • 대산초어 2010/12/14 11:56 #

    저 충키 님 리뷰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요 ㅎ.
    바쁘시겠지만 꼭 포스팅 해주세요!
  • 시게루 2010/12/16 08:19 # 삭제 답글

    오 재밌겠네요.
    소년하니까 소년의 밤 이란 만화가 생각나네요.
  • 대산초어 2010/12/16 13:02 #

    아, 그 만화 괜찮은가요?
    총판에 갈 때마다 눈길은 가는데 아직 구입을 못 했네요.
  • 프랑스 만화 2010/12/20 01:27 # 답글

    소개글 잘 읽었습니다. 이.. 이건 한번 읽어봐야겠군요.
  • 대산초어 2010/12/20 09:45 #

    네, 좋은 작품이니 읽어보세요^^.
  • 북극곰 2011/04/06 00:45 # 삭제 답글

    저에게는 무척 낯선 만화였던 것 같아요.
    홍대에서 구입해서 읽자마자
    너무 짧은 볼륨이 아쉬웠지만
    나름 만화를 읽는 눈이 넓어지려 노력하고 있는데 나름 괜찮게 읽었답니다.^^
  • 대산초어 2011/05/27 09:44 #

    좀 낯설긴 했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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